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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마지막 퍼즐' 6G…로봇 반응시간 0.0001초로 줄인다

2026.06.10 17:34

STRONG KOREA FORUM 2026
(3) AI통신망

부활한 노키아, AI 시대 네트워크 강자로

6G 통신망은 '산업 신경계' 역할
자율車·기계 끊김없이 작동케 해

노키아, 신공장서 6G 실험 박차
에릭슨은 센서망 더한 기술 연구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서쪽으로 20여㎞ 떨어진 에스포에 있는 노키아 본사. 전시장에 놓인 네모난 판 위에서 작은 공이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서버가 명령을 내리고 로봇이 반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90~100밀리초(㎳·1㎳는 1000분의 1초). 인간이 눈 깜짝하는 시간(100~400㎳)보다 빠르지만, 기계가 반응하기엔 너무 느렸다. 공은 끝내 중심을 잡지 못했다. 네트워크를 5세대(5G) 통신으로 바꾸자 장면이 달라졌다. 지연시간이 1~2㎳로 줄자 로봇은 거의 즉시 판의 기울기를 조정했고, 공은 정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핀란드 오울루에 있는 노키아 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통신장비 제조 공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위 사진). 노키아 연구원이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드론 실증 과정에서 기체를 조작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노키아 제공

5G가 이 정도라면 6세대(6G) 통신은 어떨까. 업계가 그리는 6G는 지연시간을 1㎳ 이하, 0.1㎳(1만분의 1초)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 하나를 세우는 수준을 넘어 수백 대의 로봇과 설비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판단하고 움직여도 부딪히거나 오류가 없어야 한다.

로봇과 드론, 자율차량, 공장 설비가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에 인공지능(AI)은 데이터센터를 벗어난다. 생성형 AI가 화면 속 답변을 내놓는 기술이라면 피지컬 AI는 그 답을 실제 세계에서 구현해야 한다. 필요한 건 그래픽처리장치(GPU)만이 아니다. 기계와 AI를 끊김 없이 묶어줄 통신망이 함께 굴러가야 한다. 6G가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지목되는 이유다.

노키아가 지난해 9월 핀란드 오울루에 문을 연 새 캠퍼스에는 피지컬 AI가 구현돼 있다. 자율주행 이동 로봇이 부품을 실어 나르고 카메라가 통신장비를 정밀 검사한다. 안테나와 신호처리 장비 등 5G·6G 기지국의 핵심 부품이 이렇게 하루 1000개 단위로 쏟아진다.

통신망 아래 구현된 자동화 공장에서 다시 통신장비가 생산되는 현장이다. 노키아는 이 방식으로 생산성을 30% 끌어올리고 제품 출시 기간을 50% 단축했다. 브라이언 조 노키아 프로젝트 총괄은 “공장 라인을 케이블로 연결하면 생산 품목이나 공정을 바꾸기 어렵지만, 무선으로 연결하면 라인을 쉽게 재구성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오울루 공장이 6G 시대의 예고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은 5G 기반 사설망으로도 라인이 돌아가지만 로봇과 센서, 설비가 늘어나고 AI의 판단 주기가 짧아질수록 통신망에 요구되는 수준은 크게 높아진다. 제조 현장이 6G 통신망의 첫 실험장이자 첫 수요처로 꼽히는 배경이다.5G와 6G의 결정적 차이는 AI를 다루는 방식이다. 에릭슨 연구소인 에릭슨리서치의 패트리크 페르세니우스 6G 총괄은 “5G에서는 여기저기에 AI를 적용하는 방식이었다면, 6G에서는 필요한 곳 어디에든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자체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데이터다. AI가 통신망을 최적화하려면 기지국과 단말, 네트워크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으고 관리해야 한다. 또한 로봇과 차량, 스마트 기기가 AI를 안정적으로 쓰려면 통신망이 낮은 지연시간과 높은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 두 흐름은 서로를 떠받친다.

6G는 더 빠른 스마트폰 통신망에 그치지 않는다. 오울루 공장에서 본 로봇과 설비가 지연 없이 움직이려면, AI가 네트워크를 스스로 조정하고 네트워크는 AI의 판단을 현실 기계에 안정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AI가 드론에 방향을 지시하고, 공장 로봇에 동작을 명령하고, 자율주행차량에 제동을 요구하는 순간 통신망은 단순한 연결망을 넘어 산업의 신경망이 된다.

에릭슨은 통신망이 센서 역할까지 맡는 6G도 준비하고 있다. 통합 센싱·통신(ISAC) 기술은 기지국과 전파를 활용해 드론과 차량의 위치, 사람의 움직임, 교통 흐름까지 감지한다. 통신망이 도시와 공장의 상태를 읽는 인프라로 진화하는 것이다. 페르세니우스 총괄은 “앞으로 통신사는 자기 기지국과 통신망으로 도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가 통신사의 새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포·스톡홀름=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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