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원들은 허수아비였다… 사무처 2명이 ‘인쇄 축소’ 결정
2026.06.11 00:58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낮추는 과정에서 사무총장과 선거정책실장 2명의 전결(專決)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시·군·구 선관위는 자체 판단에 따라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정했는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서울 송파구선관위의 경우 회의를 열지 않고 서면으로 50%(2개동은 60%) 인쇄안을 의결했다.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작년 12월 10일 별도 회의 없이 허철훈 사무총장 전결로 본투표 투표용지 인쇄 매수 하한 기준을 기존 60%에서 50%로 변경했다. 사전투표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인쇄를 줄인 것이다. 이를 반영한 선거 절차 사무편람은 선거정책실장 전결로 전국 선관위에 배포됐다. 중앙선관위는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 3명씩 임명·선출하는 위원들이 회의로 최종 의사를 결정하는데, 투표용지 인쇄 기준은 중앙선관위 사무처가 정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사무처 전결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고 선관위원들은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대부분의 지역 선관위는 판사, 정당 추천 인사로 구성된 선관위원(비상임)들이 선관위 파견 직원이 만든 원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광진구 선관위는 회의도 열지 않고 서면으로 결정이 이뤄졌다.
투표소에서도 문제는 계속됐다. 지난 3일 전국 1만4288곳의 투표소 중 1371곳(9.6%)에선 투표용지 인쇄량이 유권자의 50%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 송파구의 경우 오후 2시 20분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가 나왔지만 투표용지 추가 배송 지시는 오후 5시 10분에야 이뤄졌다.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 “투표용지 부족에 대한 선관위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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