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EU 정상 “北 핵보유국 인정 불가”…‘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
2026.06.11 02:13
러·북 불법 군사협력 규탄 및 모든 관련 활동 중단 요구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협상 돌입…민감 안보 정보 공유
승객예약자료(PNR) 협정 타결…테러 등 초국가적 범죄 공조
이재명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지도부가 10일(현지시간) 제11차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공식 확인했다. 양측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을 규탄하고, 안보 분야 정보 교류 확대를 위해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 이사회 본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36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EU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북한은 조속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비핵보유국으로서의 의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추가의정서를 발효시켜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NPT 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관련한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북한 인권 상황의 실질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국제기구 및 인도주의 기구의 접근 허용을 요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에 대해서도 비판 입장을 냈다. 양측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제3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며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이 유럽 안보의 불확실성을 동북아로 파급시키는 점에 대해 일관되게 우려를 표명해왔다”며 한반도 관련 문안은 양측의 기본 인식 및 안보리 결의를 바탕으로 합의됐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남북 대화 재개 노력 등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대한 EU의 지지가 포함됐다”고 부연했다.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양측 간 정보 교류 제도화도 추진된다. 한국과 EU는 기밀정보 교환을 촉진하고 안보·방위 관련 협력 강화를 위한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유럽의 안보가 점점 긴밀히 연계되고 있다”며 “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양측이 민감 정보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이를 활용한 산업·연구 협력도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EU 아탈란타 작전(EUNAVFOR ATALANTA) 참여를 비롯해 해상교통로 보호, 사이버 및 하이브리드 위협, 우주 안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협력도 구체화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사안에 대한 입장도 같이했다. 양측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상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중국해 등에서의 항행 자유 지지와 함께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안전, 민간인 보호 및 국제법 존중을 촉구했다.
초국가적 범죄 예방을 위한 사법 공조 기반도 마련됐다. 양측은 테러 및 중대 범죄 예방·조사를 위한 ‘승객예약자료(PNR) 전송 협정’ 타결을 환영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국내 관세 당국이 EU 국적 항공사의 승객 예약 자료를 사전에 입수해 마약 반입 등 우범 여행자를 선별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한국 경찰청과 유로폴(Europol), 법무부와 유로저스트(Eurojust) 간 공조를 강화해 조직범죄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공동의 국익을 수호할 방안을 찾고 양측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코스타 상임의장님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께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로 오셔서, 다음번에는 서울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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