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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대상에 포함돼야

2026.06.11 00:02

오문성 경희대 객원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자국에서 생산할수록 세제 혜택이 늘어나는 생산세액공제(Production Tax Credit, PTC)는 아직 국내 세법에 본격적으로 도입돼 있지 않다. 주요 경쟁국이 생산단계에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 배터리 모듈, 핵심광물 등 전기차 공급망 관련 품목에 대해 생산량을 기준으로 세액공제를 부여하고 있다. 시행 2년 만에 배터리 제조업 투자가 686% 늘었고, 6만27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IRA의 상당 부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골격은 유지됐다.

2024년 ‘전략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한 일본도 눈여겨봐야 한다. 전기차·반도체·그린스틸 등이 전략분야로 지정됐고, 그 첫 자리에 전기차가 들어가 있다. 순수전기차(B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대당 40만 엔(약 380만원), 경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는 대당 20만 엔이 적용된다. 일본이 전기차를 국내생산촉진세제의 대상으로 포함한 것은 단순히 완성차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을 자국에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봐야 한다.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두고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기업만의 산업이 아니다. 수많은 중소·중견 부품협력사의 성장과 고용을 견인하는 생태계 산업이다. 완성차 생산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곳은 부품업체고, 지역경제와 고용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크다.

자동차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당 5.36명으로 제조업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2018년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당시 완성차 부문 인력보다 부품 및 지역 협력업체의 일자리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났다. 자동차 공장 하나가 멈추는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의 생산라인이 멈추는 문제가 아니라, 부품업체와 물류·정비, 지역 상권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원은 특정 기업에 대한 이익 보호 차원을 넘어, 150만 명으로 추정되는 자동차 산업 직·간접 종사자의 고용 안정과도 직결된다.

한국이 2027년 세법 개정에 착수한다 하더라도 일본보다 3년이 늦다. 이미 늦은 출발을 더 늦추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전기차를 국내생산촉진세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특정 산업에 대한 특혜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생산기반과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쟁 조건을 갖추는 일이다.

오문성 경희대 객원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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