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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CPI 4.2% 급등…37개월 만에 최고

2026.06.10 22:38

전쟁發 인플레 압력 확대
에너지 가격이 상승분 60% 차지
근원 CPI도 2.9%...예상치 부합
ECB·BOJ ‘슈퍼 금리위크’ 촉각
서울경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 재가속 조짐이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5월 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4.2%)에 부합하는 수치지만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도 0.5%로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와 같았으며 전월 대비 상승률은 예상치(0.4%)를 소폭 밑돌았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는 이란 전쟁 이전과 비교해 뚜렷하게 가팔라지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2월 2.4%에서 전쟁이 본격화한 3월 3.3%, 4월 3.8%에 이어 5월 4.2%까지 높아졌다. 찰스슈와브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는 “이는 단순히 에너지 가격 문제를 넘어 보다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물가 상승세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은 5월 전월 대비 3.9% 상승하며 전체 CPI 상승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말 인플레이션율이 2.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약 40% 올랐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을 시작으로 다음 주 일본은행(BOJ)과 연준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이른바 ‘슈퍼 금리 위크’에 돌입한다.

유로존의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이며 일본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25bp(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40%까지 상승했고 12월까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75%에 달한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이 최근의 물가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가계의 생활비 부담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이달 4일 6.48%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쟁 직전인 2월 말의 5.98%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헤더 롱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인플레이션”이라며 “3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 효과를 모두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가계 재정 압박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특히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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