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경기 수·수익 모두 ‘역대 최대’…비자 차별·이민자 탄압 ‘역대 최악’[2026 북중미 월드컵]
2026.06.10 21:50
미국 내 월드컵 상황 곳곳 ‘혼란’
관련 산업 노동자들 열악한 처우
소말리아 명심판 ‘입국 거부’ 등
정치·자본 얽힌 ‘두 얼굴의 대회’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 3개국이 공동 개최하고, 참가국은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었다. 경기 수도 64경기에서 104경기로 확대됐다. FIFA가 거둘 수익도 사상 최대 규모다. 거대한 외형만큼이나 논란도 크다. 비자 문제, 입국 거부, 이민 단속 우려, 티켓 가격 논란, 노동자 파업 경고, 교통 혼잡, 치안 불안, 개최국 정치 상황까지 뒤엉키고 있다.
CNN은 10일 ‘혼란의 월드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영국 BBC는 “가장 정치화되고, 가장 비싸고, 가장 논쟁적인 월드컵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미국의 비자와 입국 심사다. 소말리아 심판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은 월드컵 심판진에 포함됐지만,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해 대회에서 제외됐다. 아르탄은 2025년 아프리카축구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 심판이었다. 소말리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제한 국가 중 하나다.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를 예정이지만, 대표팀은 미국이 아닌 멕시코 티후아나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개최국이 자신들과 전쟁 또는 갈등 상태인 참가국을 맞는 상황도 연출됐다. BBC는 “48개국 중 4분의 1이 넘는 나라의 팬들이 여행 제한, 강화된 비자 심사, 높은 비자 거부율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아이티·세네갈·코트디부아르 등이 그렇다. 디애슬레틱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과도하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기대를 키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 노동자들은 월드컵 기간 파업을 예고했다가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 경기장에서는 미국 대표팀의 첫 경기인 파라과이전 등 8경기가 열린다. 소파이 스타디움의 바텐더, 서버, 요리사,식기세척 노동자 등 약 2000명을 대표하는 UNITE HERE Local 11은 임금 인상, 하청 전환 방지, 고용 안정, 이민 단속에 따른 안전 보장을 요구해왔다.
가디언은 “시애틀과 필라델피아의 호텔 노동자들도 파업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월드컵이 저임금과 이민 단속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파업 직전까지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팬들과 지역 상권은 30여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는 약 120만명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소년 축구 클럽에서는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크게 늘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런데 월드컵을 직관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티켓 가격이 많이 올랐다. FIFA가 수요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 ‘동적 가격제’를 도입한 게 불씨가 됐다. BBC는 “학부모는 자녀에게 월드컵 관람 기회를 주고 싶었지만 저렴한 티켓 추첨이 순식간에 마감돼 좌절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기 있지만, 동시에 여기 없는 것 같다’는 발언은 이번 대회 접근성 관련 논란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FIFA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약 90억달러(약 13조7000억원) 수익을 올리리라 전망된다.
언론들은 “북중미 월드컵은 두 얼굴을 가진 대회로 출발한다”며 “축구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대회이자, 거대 스포츠 이벤트가 정치와 자본, 이민, 노동 문제와 얼마나 깊이 얽혀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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