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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 법원, 잠실 투표소 증거 확보 실패

2026.06.10 22:02

법원, 핵심 증거 ‘빈 상자’ 확인

김지연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부장판사와 수사관들이 10일 오후 잠실7동 제2투표소인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을 현장검증 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제
법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 투표소를 10일 직접 찾아 증거 확보에 나섰지만, 정작 핵심 증거물인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확보하지 못했다. 현장에 보관됐어야 할 ‘인쇄매수 1900매’ 투표용지 보관 상자가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 텅 빈 보관 상자…법원 현장검증 ‘빈손’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을 찾아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이 투표소는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 본투표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투표시간 연장과 2박 3일 봉쇄 시위가 이어진 곳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연장되고 봉쇄 시위까지 벌어진 것은 대한민국 선거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유의 사태다.
 
하지만 법원은 이날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장판사는 오후 3시 26분쯤 제2투표소를 떠나며 ‘어떤 문서를 확보했는지’,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확보했는지’, ‘어떤 부분을 현장검증했는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현장검증 종료 후 증거보전을 신청한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은 “처음에 들어갔을 때 다 치워져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며 “안에 없다는 것을 확인해 조서에 남기고 정리했다”고 했다.
 
◆ 증거보전 일부 인용…‘1900매’가 핵심 쟁점
 
전날 김 부장판사는 서울시장 후보였던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제기한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에 대한 증거 보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당초 김 최고위원은 잠실7동 외에 잠실2동 제6투표소와 가락2동 제3투표소 등 다른 투표소에서 본투표에 사용된 투표지 및 보관함에 대한 증거보전도 신청했으나, 관련성이 부족해 나머지 2개 투표소에 대한 신청은 기각됐다.
 
보전 대상은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보관된 ‘인쇄매수 1900매’ 투표용지 보관 상자, 6월 3일 오전 8시부터 6월 5일 오후 9시까지 송파구 10개 투표소 및 투표함 보관 장면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다.
 
김 최고위원은 현장검증에 앞서 “대상인 투표 상자가 중요한 이유는 (선관위가) 내부적으로 정한 (투표율) 최하한인 50%에 1900매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애초에 선관위가 정한 기준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900매라는 인쇄 매수는 단순 수치가 아니라,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잡아둔 최소 투표용지 확보 기준에 미달했는지를 가리는 핵심 근거가 된다.
 
◆ “추가 증거보전·재선거 소청” 예고
 
현장 보관 상자 확보가 무산되면서 김 최고위원은 후속 법적 절차를 예고했다.
 
그는 “투표지는 현재 개표소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표소에 대한 증거 보전 필요성이 있는지 논의했다. 추가 증거보전 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증거보전 신청과 별개로 일부 재선거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선거 소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청이 기각되면 대법원에 가야 되지 않냐. 대법원에 가기 전까지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선거 소청은 선거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선관위에 제기하는 1차 불복 절차로, 기각되면 대법원에 선거무효·당선무효 소송으로 이어진다.
 
김 최고위원이 보관 상자와 CCTV 등 물증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소송 단계에서 증거능력을 갖추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투표용지 보관 상자와 함께 증거보전 신청이 인용됐던 CCTV 확보 문제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미 법원이 명령에 대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파일을 확보해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CCTV에는 지난 3일 오전 8시부터 5일 밤 9시까지 투표소를 촬영한 내역이 담겨 있다.
 
◆ 경찰 선관위 소환…검경 합수본도 가동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전날 언론공지를 통해 “경찰은 선관위 관계자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출석 일자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3일 서울경찰청에 직무유기 등 혐의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을 고발했다.
 
이에 전날 경찰은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절차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은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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