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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억대 성과급, 주총 거쳤어야"…분노한 개미들 '집단행동'

2026.06.10 21:01

주주운동본부, 성과급 협약 무효 소송 예고
국민연금에 주주권 행사·입장 표명 요구
블랙록·뱅가드 등 해외 기관에도 서한
삼성전자 주주명부 열람 거부 주장도 제기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협약을 둘러싼 논란이 주주들 소송으로 번질 조짐이다. 소액주주 단체는 두 회사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협약'이 주주총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무효확인소송과 가처분 절차를 예고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노조의 집회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결의문을 읽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체결한 영업이익 연동 주식 성과급 협약에 대해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절차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협약의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가처분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연간 영업이익의 약 10%에 이르는 조 단위 성과급을 회사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이는 주총 의결과 상법이 정한 이익배당의 절차를 우회한 사실상의 위법배당이라는 점에서 본질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회사의 영업이익 일부를 임직원 성과급으로 장기간 배분하는 결정은 주주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주주 의사를 먼저 확인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회사의 이익은 노조의 것도 경영진의 것도 아니다"라며 "그 처분의 권한은 종국적으로 주주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미 단체소송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과 접촉해 소송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나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사진=연합뉴스
주주운동본부는 소송과 별도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에게도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첫 수신자는 삼성전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다.

주주운동본부는 국민연금에 보낸 서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연동 주식 성과급 협약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지분 약 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국내 자본시장의 최대 기관투자자인 만큼, 수탁자 책임에 따라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국민연금에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 즉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기업과의 대화·관여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사안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안건으로 올리고, 검토 경과와 결정을 가입자인 국민에게 공개해달라는 요구도 담았다.

주주운동본부는 국민연금과의 면담도 요청했다. 단체는 국민연금이 단기 투자자가 아니라 국내 증시 전반을 폭넓게 보유한 장기 투자자인 만큼, 기업의 거버넌스 훼손 문제에 '매도'가 아니라 '관여'로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기관투자자에도 같은 취지의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주주운동본부는 블랙록, 뱅가드, 캐피털그룹, 노르웨이 국부펀드,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삼성전자 주요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입장 표명과 주주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들 기관투자자가 운용하는 자금이 수익자 재산인 만큼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수탁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미래 가치가 주주 동의 없이 특정 집단에 이전되는 사안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진=최혁 기자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도 병행한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청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에도 착수했다. 주주명부를 확보하는 대로 최소 1만명 이상의 주주에게 우편물을 보내 소액주주 결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움직임은 정부의 성과급 주총 의무화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정부가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식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점을 들어, 이미 체결된 기존 협약에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 논의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 이미 체결된 협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주운동본부는 법제화만 기다리지 않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협약의 효력을 직접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주주운동본부는 "말의 단계는 지났다"며 "이 소송은 소수의 싸움이 아니라 모든 주주의 싸움"이라고 부연했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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