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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잠실 투표소 '1번 상자'…법원, 현장검증 30분 만에 빈손 철수

2026.06.10 17:01

[김임수 기자 imsu@sisajournal.com]

잠실7동 제2투표소 증거보전 절차 진행…핵심 물증 확보 못해
경로당 "선관위 추정 직원이 가져가"…선관위 "갖고있지 않다"
김정철 추가 보전 신청 및 신거 소청 예고…"대법원까지 갈 것"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오른쪽)와 법원 관계자들이 10일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아파트 노인정에 도착해 현장 검증에 나서고 있다. 김 부장판사 왼쪽은 지난 8일 증거보전을 신청한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대해 법원이 10일 현장 검증에 나섰으나 30분 만에 빈손 철수했다. 증거보전 대상인 투표용지 보관상자 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김지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와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3시쯤부터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설치됐던 우성아파트 내 경로당을 찾았다. 이는 전날인 9일 법원이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정철 위원이 제기한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에 대한 증거 보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데 따른 후속 절차였다. 보전 대상은 투표용지 보관상자와 투표소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등 4건이었다.

그러나 현장 검증은 30분 만에 마무리 됐다. 경로당 내부는 이미 선거용품 정리가 모두 끝난 상태였다. 특히 법원이 핵심 물증으로 확보하려던 '인쇄매수 1900매'라고 적힌 투표용지 보관상자도 찾지 못했다. '1개 중 1번'으로 명시된 이 보관상자는 선관위의 허술한 선거 관리를 보여주는 증거였으나 현재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경로당 관계자는 지난 5일 선관위 소속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보관상자 등 증거물들을 가져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선관위는 해당 보관상자를 갖고 있지 않으며, 투표함이 아닌 '투표용지 보관상자'의 경우 법적으로 보관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현장검증이 끝난 직후 취재진에 "(내부가) 이미 정리돼 있었다"며 "선관위도 (투표용지 보관함 등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해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가장 큰 혼란이 발생한 곳으로 꼽힌다.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부족해지자 오후 4시30분부터 대기표를 나눠주기 시작했고, 유권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실제 투표는 밤 11시50분께 종료됐고, 초유의 참정권 침해에 반발하는 2박3일 간의 봉쇄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문제가 된 투표소의 총 선거인 수는 3856명이었으나 사라진 투표용지 보관상자에는 '인쇄매수 1900매'라고 적혀있었다. 당초 선관위 지침인 '선거인 수의 최소 50% 이상 인쇄' 기준을 밑도는 49.3%의 투표용지만 준비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향후 법정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의 위법 소지를 따질 때 중요한 쟁점이어서 물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선관위에 보관 의무 등과 관련한 사실조회를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선관위 사실조회 답변을 토대로 추가 증거 보전 신청을 조율할 것"이라며 "송파구 개표소가 설치됐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오는 15일 선거소청도 예정대로 하겠다고도 밝혔다. 선거소청은 선거 또는 당선의 효력에 관해 이의가 있을 때, 소송을 제기하기 전 선거관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는 불복 절차다. 김 최고위원은 "선거소청을 제기하면 60일 이내 먼저 판결을 받는데, 만약 거기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법원까지 가서 어떤 위법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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