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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독촉 관행 뜯어고친다"…9월부터 개인 연체채권 소멸시효 유도

2026.06.10 14:12

금융감독원 /뉴시스

[포인트경제]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대출 채권 소멸시효 연장에 제동을 걸고, 금융사가 스스로 부실 채권을 탕감하거나 채무를 조정해 주도록 유도하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개최된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2차 회의에서 발표한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의 후속 조치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본격 가동되면 금융기관은 세제 혜택(대손 인정)을 받기 위해 상각 처리한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최초 소멸시효가 도래하는 시점에 반드시 시효를 완성해야만 한다.

원래 법인세법 등 현행 세법에서는 채무자의 소멸시효가 끝나 빚을 영구히 받지 못하게 된 것이 객관적으로 확정된 시점에 한해 대손 인정을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 기업의 외상값이나 어음 등은 모두 이 기준을 따른다. 다만 금융회사의 경우 부실자산을 빠르게 정리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체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어 추정손실로 분류된 채권은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시효 완성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금융사들이 이처럼 미리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린 뒤에도 소멸시효를 무작정 연장하며 가혹한 추심과 회수 행위를 지속해와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당국은 이 같은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연체 발생 5년이 지나 최초 소멸시효가 찾아왔을 때 빚을 완전히 탕감(시효 완성)하는 것을 전제로 금융권에 대손 인정 혜택을 주기로 방침을 바꿨다. 다만 금융회사들의 급격한 건전성 지표 악화 우려를 고려해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설정했다. 우선 은행과 보험업권은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업권은 3000만원 이하 소액 채권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며, 이는 전체 계좌 수 기준 9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추후 운영 경과를 살펴 적용 대상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소멸시효의 원칙적 완성 분위기를 확립하고자 8월 중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을 고쳐 내부 기준에 따른 연장 심사를 의무화하고, 시효를 연장하더라도 3년마다 재심사를 받도록 시스템을 촘촘히 구축한다. 또한 소송촉진법상 금융회사에만 특혜로 인정되던 지급명령 공시송달 제도도 손질해 기계적인 법적 시효 연장 관행을 끊어내기로 했다. 다만 채무자가 재산을 고의로 은닉한 사실이 적발되거나 파산 및 회생 절차 개시로 인해 법률상 불가피하게 시효가 중단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 중인 때에는 예외적으로 시효 연장을 허용한다.

대출자가 빚더미에서 신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채무조정 문턱도 대폭 낮춘다. 금융사가 연체 차주에게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기한의 이익 상실' 조치를 취하기 전에 채무자가 먼저 빚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채무조정요청권' 안내를 의무화한다. 아울러 사측이 자율적으로 채무 원금을 깎아줄 경우 그 감면한 금액을 손실(대손인정)로 처리해 법인세를 아낄 수 있도록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채권이 이리저리 팔려 다니며 채무자가 반복적인 추심에 시달리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가동된다. 대출을 처음 해준 금융사는 채권을 매각한 이후에도 산 양수인이 불법 추심을 저지르는지 점검해 당국에 보고해야 하며, 매각계약서에 재매각 금지 조건 등 채무자 보호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속 채무조정 절차가 진행 중인 부실 채권은 아예 다른 곳에 매각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된다.

금융위는 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중 세칙 개정을 완료하고 9월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별 채무조정 실적, 부실채권 매각 내역, 시효완성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후평가 및 공시 시스템을 구축해 올 상반기 실적부터 대외에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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