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좌석만 늘어간다…LCC “고환율·유가에 당장 문 닫을 지경”
2026.06.10 05:02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 국면이 지속되고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나마 대형 항공사는 대체 수요 유입과 화물 사업으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연료비 부담과 환율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신생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탑승객 감소로 생존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유가에 고환율까지 겹친 현재 상황은 모든 항공사에 부담이다. 특히 환율 변동이 심상치 않다. 지난 6일 새벽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61.5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유가와 환율 상승은 항공사에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의 순이익이 2025년(약 45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가 받을 충격의 강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대형항공사는 리스 비중이 낮은 데다 상대적으로 자체 정비 역량을 갖추고 있고, 미래의 연료 가격을 미리 고정해 두는 연료 헤지 계약을 활용해 유가 상승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비용 증가를 완충할 수단이 제한적인 저비용항공사는 유가와 환율(상승) 충격을 직접 맞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탑승률 차이도 이런 상황을 뒷받침한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탑승객 감소로 좌석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비용 부담을 상쇄할 여지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9일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을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지난 3~5월 80% 중반을 웃도는 탑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탑승률은 3월 86.2%, 4월 89.2%, 5월 85.6%를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83.6%, 89.6%, 84.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수준이다. 중동 항공사의 운항 차질로 글로벌 수요가 대형 항공사로 옮겨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항공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 탑승률을 80% 정도로 본다.
반면, 신생 저비용항공사의 탑승률은 악화하고 있다. 충북 청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에어로케이의 탑승률은 지난 3월 77.24%에서 4월 73.77%로 하락한 데 이어, 유류할증료 최고단계가 적용된 5월에는 69.7%까지 떨어졌다. 항공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으로 국외로 나가려는 여객 수요가 줄어든데다, 가격 변동폭에 민감한 저비용항공사 탑승객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좌석 공실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항공 업계에서는 재무 여력이 취약한 일부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독자 생존이 어려워 조만간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는 고용유지지원금과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의 지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사실상 항공사들이 각자도생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버티고 있으나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항공사들은 정부 지원이 계속 없다면 다음 달 문을 닫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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