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오르는데 내 주식만 떨어져"…불장 뒤 숨은 진실
2026.06.10 06:42
1999년 닷컴 버블과 ‘판박이’
낙관론에 가려진 비정상 변동성최근 코스피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수 종목만 오르고 나머지 주가는 떨어지는 '기형적 독주'가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위주의 극단적 쏠림이 단순한 투자 심리를 넘어 시장 구조적으로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상승 종목 수는 647개로, 하락 종목 수(288개)의 두 배를 웃돌며 대부분의 주식이 고르게 올랐다. 하지만 올해(1월1일~6월9일) 들어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때부터 지수만 오르고 내 주식은 떨어지는 쏠림 장세가 본격화했다. 코스피 내 일평균 상승 종목 수는 327개로 반토막이 났고, 오히려 하락 종목 수가 603개로 급증했다.
LS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101.1% 상승했는데, 이 중 상승 기여분이 삼성전자(34.3%)와 SK하이닉스(35.5%) 등 약 70%에 달했다.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종목의 기여도를 합쳐도 31.4%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 종목 쏠림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일평균 상승 종목은 140개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은 780개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약 82%가 하락하는 와중에 극소수의 종목만이 지수를 홀로 떠받치는 독식 장세가 된 것이다. 상승 종목 업종별로는 현대백화점(9일까지 상승률 51.91%) 등 유통 17개, CJ(11.19%) 등 기타금융 17개, 후성(17.87%) 등 화학 16개, 미래에셋생명(64.29%) 등 보험 12개, 주성코퍼레이션(25.79%) 등 전기·전자 10개 순이었다.
지난 1∼2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8700~8800대에서 마감했을 때도 각각 179개, 271개만 상승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물렀다.
극단적 쏠림 장세는 과거 역사적 버블 국면과 일치한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 증시에서 벤치마크인 코스피 대비 상대 수익률이 상회한 업종은 오직 정보기술(IT) 섹터뿐이었다. 에너지(-18%포인트), 산업재(-19%포인트), 경기소비재(-24%포인트) 등 IT를 제외한 모든 섹터가 시장 성과를 밑돌았다.
이는 1999년 닷컴 버블 마지막 1년 당시 S&P500 대비 상대 수익률이 56%포인트를 기록했던 IT섹터 외에 경기소비재(-5%포인트), 산업재(-8%포인트), 금융(-17%포인트) 등 전 업종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미국 증시의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버블 랠리 후반부에 주도주로 수급이 쏠리는 현상이 역사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커지는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 낙관론이 팽배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하방 리스크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특정 섹터와 종목에 대한 포모(FOMO·소외 공포)가 개별주의 주가와 변동성을 동시에 밀어 올리는 비정상적인 영역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수 지표만 보면 아무 일이 없는 것 같지만 개별 종목 차원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승 구조는 한번 흐름이 꺾이면 단기에 낙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우상향하겠지만 변동성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며 "펀더멘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10% 이상 조정이 올 경우 단계별 분할 매수로 접근하고, 강세장 속에서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지 않는 보수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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