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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더 올랐다…속보치 대비 0.1%p↑[Pick코노미]

2026.06.10 06:01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됐다. 물가 상승분을 포함한 명목 GDP는 50년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4월 공개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 오른 1.8%로 나타났다.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속보치 대비 설비투자와 수출의 성장률이 상향되면서 전체 1분기 성장률도 상승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호황에 전 분기보다 5.9% 늘었다. 속보치(5.1%)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설비투자는 6.6% 늘어 속보치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1분기 실질성장률이 상향 조정돼 올해 연간 성장률도 한은이 5월 제시한 2.6%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질성장률에 물가 변동을 반영한 1분기 명목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0.5%에 달했다.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1% 성장해 1995년 3분기(19.2%) 이후 30년 6개월 만에 최고였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명목 GDP 껑충...“올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육박할 것”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0년 만에 10%를 넘기면서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세입·세출 예산안을 짤 때 명목 GDP를 근거로 세수를 전망하는데 명목 GDP가 커지면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명목 GDP 증가에 따라 국가부채비율도 함께 낮아져 재정 확장에 걸림돌이 사라지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도 대체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명목성장률 구성 항목 중 올 1분기 총영업잉여(기업 이윤-인건비)는 제조업과 금융 및 보험업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7% 증가했다.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가 명목성장률 급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가격이 오른 것도 명목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명목성장률은 실질성장률에 국내 전반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를 반영해 산출하는데 이 지수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9%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내수 디플레이터는 같은 기간 2.1% 올랐고 수출 디플레이터는 23.5%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이번 명목 GDP 급등은 1970~1980년대 비용 상승형 인플레이션과 다르며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라며 “기업 수익성 개선에 의한 명목 지표 확대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크게 완화하는 가운데 내수 진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목 GDP 성장은 재정 건전성 지표 개선으로도 이어진다. 국가채무비율을 산정할 때 국가채무를 명목 GDP로 나눠 산출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올해 국가채무가 1415조 2000억 원으로 늘어 GDP 대비 비율이 51.6%로 지난해보다 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이 10%라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국가채무비율은 상승 폭이 0.7%포인트로 축소돼 48.3%로 오르는 데 그친다.

이에 현 정부는 최근 들어 실질성장률보다 명목성장률을 더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올해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달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해 한국 경제는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의 명목성장률을 10.4%로 전망했다.

다만 명목성장률 급등의 이면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명목성장률 급등은 경기 회복 측면과 함께 물가 상승 압력도 과거보다 커지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부가 정책을 운영할 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 상향된 1.8%로 나타나면서 연간 전체 성장률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 부장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0.1%포인트 조정은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영향이 있다”며 “8월 경제전망 때 변화된 조건에 따라 전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 5월 경제전망 당시 한은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예상치는 2.6% 수준이다. 즉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7%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은은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명목 GNI가 전 분기보다 11.0% 급증했기 때문이다. 역시 50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3만 6963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4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장은 “현재와 같은 높은 명목 증가세가 지속되면 올해 중 1인당 GNI가 4만 달러에 근접할 것”이라며 “4만 달러 달성이 2028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 실적이나 원·달러 환율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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