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보다 '내 삶' 택한 2030… 오세훈 5선 이끈 '공정'의 무거운 책임 [기자수첩-사회]
2026.06.10 07:00
오 시장, '과거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공평·공정한 출발선' 강조
정당 지지도보다 높은 2030 득표율…서울시 '청년 정책' 영향도
2030 표심, 진영보다 실용 중시…'공정', 최우선 시대정신 자리 잡아
특히 오 시장이 "공정하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승리"라고 강조할 만큼 2030세대, 청년층이 오 시장에 거는 기대가 이번 선거 결과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030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공정'이라는 단어에 민감한 세대다.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2030세대가 앞서서 분노한 이유는 그나마 가장 공정하다고 믿었던 참정권마저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행적이 2030세대가 갈망하는 '공정'이라는 키워드와 잘 맞기 때문에 2030세대의 높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린 시절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았던 서울 강북구 삼양동 산비탈 무허가 판자촌에서 거주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전학을 네 번이나 가야 했다.
그러나 오 시장의 어머니 사문화씨는 오 시장에게 "공부만 잘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해줬다. 이후 오 시장은 결국 사법시험을 통과해 '환경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고,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직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가진 오 시장은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공평하고 공정한 출발선'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고 끊임없이 청년들을 살폈다. 이는 곧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의 과반 지지로 이어지며 '민선 5선'이라는 대기록의 발판이 됐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선거 직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지난달 28일~이달 3일)의 정당 지지율 또는 오 시장 지지율은 파악할 수 없으나 이 기간과 근접한 지난 4일~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상대로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에 따르면 20대의 국민의힘 지지도는 49.8%, 30대의 경우 49.5%였다.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시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5.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오 시장에 대한 기대는 지난 6·3 지방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에도 드러났다. 오 시장은 정당 지지도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20대 이하 유권자 가운데 56.8%, 30대에서는 59.7%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입소스·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6개 시도 61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10만87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선거구에 따라 최소 ±1.7%p∼최대 ±4.1%p)
그동안 '2기 오세훈 시정'에서는 다양한 청년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청년 주택 7만4000호를 공급하는 청년 주거 안정 대책인 '더드림+', 참여자가 저축을 위해 노력한 만큼 힘을 실어주는 대표적인 자립 기반 조성 지원 사업인 '희망두배 청년통장', 취약계층 청소년을 중심으로 온라인 강의와 멘토링 등을 제공해 학습·진로·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서울런' 등 각종 청년 복지 정책을 내놓았다.
대학생과 청년들이 적성을 찾고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진로 탐색 프로그램인 '서울영커리언스'와 AI(인공지능) 전환 시대를 맞아 역량은 물론 실무 경험을 갖춘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는 '청년취업사관학교' 프로그램 등 청년 진로 탐색·취업 정책 등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오 시장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2030세대의 표심은 철저히 실용적이고 이슈 중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와 보수, 좌(左)나 우(右)를 따지지 않는 청년들은 진영 논리보다 '나의 삶' '합리성'을 우선한다. 즉, 청년은 언제든 다시 매서운 회초리를 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 시장의 5선이 한국 정치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공정'이라는 가치가 이제 선거 당락을 가르는 최우선 시대정신으로 명백하게 자리 잡았다는 점을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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