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금까지 토큰화"…美스타트업들 '온체인 골드러시'[월가 뒤흔든 토큰혁명]⑦
2026.06.10 07:18
CME 금 선물·금 대출 이자도 '온체인'으로…한국은 관련 논의 부재[편집자주] 블록체인 기술의 상징인 '비트코인'은 한때 투기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 뉴욕에서는 전혀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은 국채와 펀드를 블록체인 위로 옮기고 있다. 로빈후드는 주식을 토큰화해 24시간 거래하는 시장을 열었다.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이 경쟁을 넘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함께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물증권이 전자증권으로 바뀌었듯, 금융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은 뉴욕 현지 취재를 통해 월가가 주목하는 '토큰화 혁명'의 현장을 살펴보고, 한국 금융 시장에 던지는 의미를 짚어본다.
(뉴욕=뉴스1) 황지현 기자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토큰화된 주식과 미 국채가 블록체인 위에서 활발히 거래되면서 금·은 등 귀금속까지 '온체인'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블록체인 상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외 또 다른 '안전자산'이 필요하다는 구상에서다. 금은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이 시장은 뉴욕 기반 디지털자산 업계 스타트업들이 선점하고 추세다. 지난해부터 티오(Theo), 텐빈랩스(Tenbin Labs) 등 '금 토큰화'를 목표로 출범한 뉴욕 기반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순항하고 있다.
토큰화 금을 비롯한 '토큰화 귀금속' 시장의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10일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대비 토큰화 귀금속 시장 규모는 39% 성장한 상태다. 토큰화 자산 중 주식, 국채·머니마켓펀드(MMF)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성장 속도다.금을 실물이 아닌 '디지털'로 거래하려는 수요는 이전부터 꾸준히 존재했다. 원골드(OneGold), 불리언볼트(BullionVault) 같은 서비스들은 실물 금을 금고에 보관하고, 사용자는 웹사이트에서 금을 디지털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금을 디지털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들은 이미 존재하지만, 토큰화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이미 블록체인 상에서 수많은 금융(디파이) 서비스들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토큰화 금은 디파이 서비스 내 담보물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블록체인 상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 뉴욕에서 뉴스1과 만난 유키 유미나가(Uki Yuminaga) 텐빈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디파이 시장은 계속 더 높은 수익률을 좇고 있다.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사모대출이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채권 같은 기업 채권까지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리스크도 커진다는 점"이라며 "위 자산들을 토큰화해 디파이 시장에서 활용하면 7~11%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상환 중단이나 가격 급락에 따른 위험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블록체인 상에서도 리스크가 낮은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다. 최적의 대안은 금이다.
유미나가 CEO는 "전통 시장에서 금 거래량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거래량을 합친 것보다도 100배가 많다"며 "이렇게 풍부한 유동성을 온체인 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텐빈랩스는 금을 토큰화하기로 했다. 이 때 실물 금을 은행에 보관하는 대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의 유동성을 활용해 자산을 온체인화하는 독특한 방법을 썼다.
구체적으로는 투자자가 텐빈랩스에 스테이블코인 USDC를 지불하면 텐빈랩스는 이를 히든로드, 스톤엑스 등 라이선스를 보유한 정식 브로커에게 담보로 맡긴다. USDC를 담보로 받은 브로커가 CME에서 금 선물을 매수 및 운용하면, 텐빈랩스가 발행한 토큰화 금 '티골드(TGOLD)'의 가치가 CME 금 선물 가격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다. 투자자는 실물 금을 보유하지 않고도 블록체인 상에서 금 가격을 추종하는 토큰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CME 선물 시장을 활용하는 이유는 세계 각국의 규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풍부한 유동성을 얻을 수 있어서다. 실물 금을 은행에 보관한 뒤 그에 상응하는 토큰을 발행할 경우, 각국 은행 계좌를 열어야 한다.
이는 국경간 거래가 기본인 '금 토큰'에는 큰 제약이 된다. 하지만 CME 선물 시장을 쓰면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하면서 슬리피지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텐빈랩스는 올해 초 갤럭시디지털 등 대형 벤처캐피탈(VC)로부터 700만달러(약 10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유미나가 CEO는 "은행 계좌 없이 브로커와 USDC만 주고받는 구조를 사용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금융 규제 영향을 최소화했다"면서 "향후 은, 원유 등으로 토큰화 자산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오가 토큰화하는 'MG999펀드'는 무스타파골드(Mustafa Gold) 같은 싱가포르 금 유통 업체에 금 담보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는다. 이를 통해 티오는 금 가격에 노출되면서도 금 대출을 통한 이자까지 제공하는 '금 기반 토큰'을 발행한다.
뉴욕에서 뉴스1과 만난 아리 핑글(Ari Pingle) 티오 공동창업자는 이 같은 모델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금을 토큰화하는 것을 넘어, 금 시장에서 수익률을 뽑아내는 온체인 상품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이자 수익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thUSD로 지급한다. 지난 3월에는 thUSD 출시를 위한 1억 달러 규모 자금을 하루 만에 모집하기도 했다. 투자자 중에는 실리콘밸리 VC인 앤토스캐피탈과, JP모건 측 인사도 포함됐다고 피오 창업자는 언급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금' 또한 금이나 금 관련 상품을 토큰화한 버전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실물 금으로 교환 가능한 일종의 '교환권'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내역 일부를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는 극히 제한적인 방식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국내 금융기관은 당국 기조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현업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없었다"면서 "기존 조각투자 시장에 '약간의' 블록체인을 가미한 한국식 토큰증권 시장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금융 시장의 온체인화'와는 견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