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서 나스닥 0.97% 하락 마감… 반도체주 반등 실패
2026.06.10 06:20
다우만 나홀로 상승
스페이스X 기업공개 앞두고 자금 이탈
“순환매 장세 뚜렷”
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대 주요 지수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혼조로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던 핵심 기술주와 반도체 주식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반을 끌어내렸다. 반면 그동안 소외받았던 전통 가치주와 필수 소비재 기업으로 대규모 투자 자금이 옮겨가는 뚜렷한 순환매 장세가 펼쳐졌다.
이날 우량주 중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6.10포인트(0.17%) 오른 5만872.11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08포인트(0.26%) 하락한 7386.6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0.97% 하락한 2만5678.82에 마감했다.
반도체 주식들이 대체로 부진하며 시장을 끌어내렸다. 전날 6% 급등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던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는 하루 만에 다시 1% 하락하며 주저 앉았다. 이 펀드는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고 우려하면서 지난주 금요일 10% 폭락을 겪기도 했다. 개별 종목 상황도 부진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전날 10%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1% 하락했고, 브로드컴 역시 1% 떨어졌다.
월가 투자 전문가들은 기술주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인 매도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플랫폼 이토로의 브렛 켄웰 전문가는 “특정 기술주에만 집중된 시장 상승세는 기반이 불안정하다”며 “상승 동력이 다른 산업군으로 확산되야 한다”고 했다. 찰스 슈와브 투자 전략가들 역시 “시장에 지나친 안일함이 퍼져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이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곧바로 유틸리티, 헬스케어, 부동산 등 구경제 중심 방어주로 들어갔다. 스머커스 잼과 지프 땅콩버터로 유명한 J.M. 스머커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3.5% 상승했다. 홈디포와 셔윈윌리엄스 같은 주택 개조 및 건설 관련 기업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가 발표한 5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전월 대비 3.2% 증가한 417만 건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겼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 유가 흐름도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3.4% 하락한 배럴당 88.20달러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사이 합의가 며칠 내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인 결과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글로벌 원유 수송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량이 유의미하게 늘고 있다고 밝히며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이란이 미국 헬리콥터를 공격한 사건에 미국이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빠른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전쟁 기간 연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또 다른 거대 변수는 초대형 기업 상장 소식이다. 기업 가치만 1조7500억 달러로 평가받는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역대 최대 규모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오픈AI까지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하면서 시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아메리프라이즈 소속 앤서니 살림베네 전문가는 “시장에 엄청난 자금을 빨아들이는 거대 상장이 다가오면, 기관 투자자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에 큰 수익을 낸 기술주를 판다”고 설명했다. 거대 인공지능 기업과 우주 기업 등장이 기존 주식 시장 현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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