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시장 규모 266조…“항공엔진 없인 방산주권 불가능”[코어파워 KOREA]
2026.06.09 17:47
KF 21 보라매 엔진은 GE 제품
수출하려면 美 수출승인 필요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도 추진
3월 25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식. 이재명 대통령은 KF-21의 성공적인 개발과 양산을 축하하며 차세대 항공 엔진 개발 의지를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이미 첨단 항공 엔진을 K방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지난해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공개한 정책 자료에는 K방산의 글로벌 4강 도약을 위한 핵심 과제로 인공지능(AI) 드론, 국방우주와 함께 첨단 항공 엔진 개발이 포함됐다.
정부가 항공 엔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K방산은 지상 무기와 함정·자주포 등에서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전투기와 무인기의 핵심 기술인 항공 엔진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KF-21이라는 독자 전투기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투기의 심장인 엔진은 여전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KF-21에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F414-GE-400K 엔진이 탑재되며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 도입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출통제다. 해당 엔진은 미국 국무부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적용 대상이다. KF-21을 제3국에 수출할 경우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투기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더라도 핵심 부품인 엔진이 해외 기술에 묶여 있는 한 완전한 수출 자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첨단 항공 엔진은 미국과 영국·프랑스·러시아 등 극소수 국가만 보유한 대표적인 전략기술이다. 설계와 소재, 시험평가, 인증 역량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데다 국제 통제 체제에 따라 기술이전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대규모 투자와 넉넉한 개발 기간이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항공 엔진 국산화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장 규모가 압도적이다.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글로벌 첨단 항공 엔진 시장 규모는 2026년 1700억 달러(약 26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연평균 8.4%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 2040년 시장 규모가 3000억 달러(약 468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2040년까지 KF-21 엔진과 동급인 1만 6000lbf급 첨단 항공 엔진을 독자 개발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약 5조 5000억 원, 개발 기간은 약 14년으로 설정됐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운용 체계에 필요한 6세대 전투기용 항공 엔진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계획대로 2040년 첨단 항공 엔진 개발이 완료될 경우 한국 기술로 만든 엔진을 장착한 차세대 전투기가 세계 하늘을 누비게 된다.
박근영 방위사업청 첨단기술사업단장은 “첨단 항공 엔진은 ‘방산의 반도체’로 불릴 만큼 핵심적인 전략기술”이라며 “항공 엔진 독립은 K방산의 완전한 자주국방 체계를 완성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공 엔진 핵심 기술은 민항기 엔진과 함정용 가스터빈, 소형 발전용 가스터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방산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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