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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기다린 시간은 무급”…플랫폼노동자들 최저임금 적용 촉구

2026.06.09 16:14

민주노총 특수고용·플랫폼 현장 노동자 증언대회
최저임금위원회,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논의
“플랫폼 기업 데이터로 실노동시간 산정 가능”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제4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 12시간을 일하지만 대가를 받는 노동은 4시간10분의 수업시간뿐입니다.”(학습지교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9일 제4차 전원회의에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내 임금은 ○○○이다’를 주제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이동·대기·준비 시간이 임금 산정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최저임금 적용을 촉구했다.

화물기사는 “하루 종일 운전하고 대기하고 짐을 나르지만 손에 남는 것은 쥐꼬리만 한 대가”라며 자신의 임금을 ‘쥐꼬리’라고 불렀다. 그는 “새벽 2시에 일어나 정오까지 30개 점포를 돌며 운전, 대기, 하역을 반복하고 차 안에서 기다리지만 그 시간은 임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실제 임금으로 인정되는 시간은 짐을 싣고 내리는 순간뿐”이라고 말했다.

대리운전기사는 “앱에는 수입이 크게 찍히지만 수수료와 보험료,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빼면 남는 돈은 많지 않다”며 자신의 임금을 ‘빛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했다. 이어 “멀리 떠 있는 콜을 잡으러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도착해 보니 다른 기사가 이미 가버린 경우도 있다”며 “이동·대기·준비에 대한 대가는 전혀 없고 취소 비용이나 이동 비용도 보상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배달라이더는 “플랫폼기업은 내 노동을 GPS로 실시간 감시하면서, 내 임금은 먹물 속에 숨긴다”며 임금을 ‘오징어먹물’에 비유했다. 건당 배달수수료를 받지만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깜깜이라는 것이다.

학습지 교사는 자신의 임금을 ‘상시 할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오전 10시30분 출근 후 교육과 교재 정리, 이동, 대기, 상담을 하고 밤 10시 귀가 후 진도 입력까지 하면 하루 12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대가를 받는 노동은 수업을 한 4시간10분뿐”이라고 말했다.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제4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참석자들은 직종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이동·대기·준비·영업·수정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이 임금 산정에서 빠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라진 노동시간’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수입이 최저임금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건당 수수료를 받는 도급제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별도 최저임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는 비임금 노동자는 2024년 기준 869만명에 달한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이날 최임위에서 노동부가 진행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를 인용해 도급제 노동자의 월평균 근로일수는 19.3~22.2일, 하루 노동시간은 7.4~8.8시간으로 임금노동자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또 기업·플랫폼이 일방적으로 보수를 결정한다는 응답이 93%, 고객·플랫폼의 업무지시를 받는다는 응답이 평균 74%에 달한다며 “플랫폼 기업이 확보한 데이터로 이동시간과 대기시간, 실노동시간을 측정해 표준노동시간을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논의 자체에 반대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개인사업자”라며 “최임위가 근로자성을 판단할 수 없고, 적용 대상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별도 최저임금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세계 어느 국가도 도급계약을 최저임금으로 다루지 않는다”며 “무리한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은 종사자 이탈과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제3차 전원회의에서 최임위 노동자위원인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대기·이동시간 등을 반영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발표했다. 배달라이더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7468원, 대리기사는 1만6702원, 방문강사는 1만6678원으로 제시했다. 건당 수수료 체계는 유지하되 실제 수입이 기준액에 못 미치면 차액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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