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노동자
노동자
반도체 업황에 널뛰는 국세수입…지금이 “과세 기반 확충 적기”

2026.06.10 05:02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내 클린룸. SK하이닉스 뉴스룸 제공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AI)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 양극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과세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호·불황에 따라 출렁거리는 현행 세입 구조로는 복지와 사회안전망 등 지속적인 재원 투입이 필요한 지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더구나 지난 3일 치러진 제9대 지방선거 뒤 2028년 총선까지 향후 2년간 전국 단위 선거도 없는 시기여서, 과세 기반을 확충하는 세제 개편에 나설 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국세수입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국세수입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증가분(37조4천억원)의 약 60%가 법인세 증가분(22조1천억원)이었다. 앞서 코로나19 시기 비대면·재택근무로 반도체 산업이 커진 결과 2022년 법인세는 103조6천억원, 총국세는 395조9천억원에 달했는데, 2024년 반도체 산업이 둔화하면서 법인세는 62조5천억원, 총국세는 336조5천억원으로 쪼그라든 바 있다. 반도체 산업이 꺾이면 재정 여건도 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세수 호황에 안주하기보다는,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조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의 나 홀로 성장으로 일부 기업과 그와 관련한 노동자,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만 돈을 벌 것”이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조세지출(비과세 등으로 내야 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을 재정지출(정부가 세금으로 복지사업 등에 직접 지출하는 것)로 전환하는 등 조세지출 정비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감면을 줄여 세입 기반을 강화하고, 이를 재분배 정책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조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7.6%로 오이시디 평균(24.9%)에 견줘 7.3%포인트나 낮았다.

세법의 규정 체계 자체를 바꾸는 변화를 모색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최근 재정경제부에 ‘세법 개정안 의견서’를 보내 “현행 소득세 체계는 과세 대상 소득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대한 과세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소득의 원천과 형식에 관계없이 경제적 능력에 따라 과세하는 포괄주의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과세 대상이 법률에 열거돼 있어야만 세금을 부과하는 열거주의를 따르는데, 일본처럼 소득 발생 시 원칙적으로 과세하는 포괄주의로의 입법 태도 전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최전선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4차 산업혁명’ 담론이 부상하던 2017년 무렵 로봇세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을 사용하면 로봇 사용자에게 소득세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난 4월에는 오픈에이아이가 정책 제안서에서 ‘자동화된 노동과 관련한 세금’, 즉 로봇 도입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낸 데 대한 세금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024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로봇세 도입방안’ 보고서에서 로봇(기계장치)을 취득한 기업에 지방세인 취득세를 매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그보다 앞선 2018년 ‘기술발전과 미래 조세 체계’ 보고서에서 로봇의 발달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로봇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로봇세 등 추가 과세 논의가 기업의 기술 개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로봇세 등 이익공유 방안에 대해 “우리나라만 먼저 (도입)하면 해외의 첨단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고, 국내 기업도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국제적인 층위에서의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노동자의 다른 소식

노동자
노동자
3시간 전
"숙련인력 없인 녹색전환 못한다"…덴마크 기후직업학교의 해법보니
노동자
노동자
3시간 전
[책]절박한 시대, 혁신을 만든다
노동자
노동자
3시간 전
경찰, 위증 혐의 쿠팡 박대준 전 대표 재소환
노동자
노동자
4시간 전
"내 임금은 오징어 먹물, 어떻게 정하는지 아무도 몰라"
노동자
노동자
4시간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쓴 내 이야기
노동자
노동자
4시간 전
‘성냥팔이 소녀’…40여년 후 성냥소녀들의 파업 [김현아의 우연한 연결]
노동자
노동자
4시간 전
‘초과이익’이 아니라 ‘혁신이익’이 맞다 [HERI초점]
노동자
노동자
4시간 전
오디 수확·유통 뒷받침 ‘호응’
한국경제tv
한국경제tv
10시간 전
신안산선 공사 현장서 30대 하청 노동자 추락사
한국경제tv
한국경제tv
10시간 전
신안산선 공사 현장서 30대 하청 노동자 추락사…노동부 조사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