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폭등세 접고 '공포' 확산…옵션 시장의 경고
2026.06.10 04:38
반도체 종목들이 9일(현지시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마이크론이 4%, 인텔은 3% 가까이 급락했고, AMD 역시 4%가 넘는 급락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도 초반 2%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밴에크 반도체 ETF(SMH)는 2% 가까이 하락해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비해 10% 넘게 떨어지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CNBC는 대개 이런 경우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야 하지만 옵션 시장에서 하락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매수 대신 하락 베팅에 집중
싱크오어스윔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정오 무렵 풋옵션 거래량이 콜옵션의 4배에 이르렀고, 매수 금액으로는 5배가 넘었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할 때 이 위험을 헤지(위험분산)하기 위해 사들이는 옵션이다. 콜옵션은 그 반대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다.
풋옵션이 콜옵션을 압도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추가 하락 예상이 지배적이라는 뜻이다.
스팟감마 데이터에 따르면 SMH 옵션에 유입된 전체 프리미엄(증거금) 3억5000만달러 가운데 2억6000만달러가 풋옵션에 묶였다.
최근 가장 뜨거운 분야로 부상한 메모리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은 이전에는 꾸준하게 콜옵션 매수가 주류였지만 9일에는 상황이 악화됐다. 풋옵션 매수가 2만4000건으로 1만5000건에도 못 미친 콜옵션 매수를 압도했다.
'상승 랠리' 급반전…하락 메커니즘 전환
인공지능(AI) 대표 하드웨어인 반도체 종목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전긍긍하던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가 최근 반도체 급락세로 이어지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는 상황이 더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한때 반도체 상승세 치어리더 역할을 하던 이들이 지금은 우울한 전망 일색이다.
테오트레이드 공동창업자 돈 카우프먼은 "지난 5일 매도세는 결코 일회성 악재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카우프먼은 "이 수많은 SMH 풋옵션 매수세는 시장조성자들이 주식을 공매도하거나 나스닥 선물을 매도하도록 강제할 것"이라면서 "이는 과거 주가를 위로 끌어올렸던 것과 매우 유사한 연쇄반응을 만들어내지만, 자산운용사나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이 더해질 경우 그 하락 폭은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ETF 하강에 베팅하는 풋옵션이 급증하면 거래 상대방인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시장조성자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실제 반도체 주식을 공매도하거나 나스닥 선물을 팔아치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관이나 개미들의 공포 매물까지 겹치면 낙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포,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
CNBC는 반도체에서 시작한 공포 심리가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기술주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 또 이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ETF에서도 풋옵션이 지배적이다. 이날 거래된 QQQ 옵션 37억달러 가운데 약 67%에 이르는 25억달러가 풋옵션이었다.
AI 하드웨어 랠리를 이끌던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옵션 시장의 구조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해 기술주 전반의 하강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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