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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세계 핵무기 지출 사상 최대…163조원 넘어"

2026.06.10 03:24

"기후변화 대응, 빈곤 퇴치 등에 사용할 재원 핵무기에"
2008년 5월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일 기념 퍼레이드에서 러시아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붉은 광장을 가로지르며 이동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데일리안 = 정인균 기자] 지난해 전 세계 핵보유국들의 핵무기 관련 지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군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핵전력 현대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핵무기폐기운동(ICAN)이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 등 9개 핵보유국의 지난해 핵무기 지출은 총 1190억 달러(약 163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로, ICAN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미국은 핵무기 개발과 유지, 현대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전체 지출 증가를 주도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핵전력 증강과 전략무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지출을 확대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미·중 전략 경쟁 심화 등이 핵무기 투자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핵보유국들이 기존 핵탄두의 성능을 개선하고 운반 체계를 현대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군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ICAN은 지난해 핵무기 지출액이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이나 빈곤 퇴치, 보건의료 분야에 사용할 수 있었던 막대한 재원을 군비 확충에 투입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핵무기 사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군축 협상과 비확산 체제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한 핵보유국들의 핵전력 강화 움직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무기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군축 논의가 다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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