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에 수십조 팔아치우던 외국인 폭락장에선 ‘관망’ 왜?
2026.06.09 08:46
8일 코스피 지수가 8% 넘게 무너져 내리며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덮쳤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은 예상을 깨고 크지 않았다.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들면서, 이번 폭락이 경제의 ‘기초 체력’이 무너진 게 아니라, 일시적인 수급 불안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 폭락한 7484에 장을 마감했지만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284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폭락장 직전 외국인들이 거센 ‘팔자’ 행진을 벌였던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수치다. 실제로 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8400선에서 8800선까지 올랐던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 사흘 동안 10조원 넘게 팔아치웠고, 8000선 위에 있던 4일(6조 7010억원), 5일(2조 7810억원)에도 역대급 순매도를 이어가며 우리 증시를 압박했다.
하지만 정작 지수가 크게 무너진 8일에는 매도 규모를 대폭 축소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고용 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와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기술주 수급 이동이 겹치며 전 세계 증시가 흔들렸지만, 정작 ‘스마트 머니’로 불리는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패닉 셀링(투매)에 동참하지 않은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투매를 자제한 것을 두고 우리 시장의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오히려 줄었고, 현재의 지수 가치와 하루 낙폭을 고려할 때 외국인 입장에서도 추가로 주식을 집어 던질 실익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00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하루 8% 이상 급락한 7차례 중 실제 금융위기였던 2008년을 제외하면 시장은 모두 크게 반등했다”며 “과거 급락 이후의 ‘V자 반등’ 사례들을 고려할 때, 지금은 공포에 질려 투매하기보다 시장을 지켜보고 이후 반도체를 비롯해 실적이 좋은 주식의 비중을 싼값에 늘려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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