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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에 일부 미국 대학들 '횡재'

2026.06.09 15:57

노스캐롤라이나대·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스탠퍼드대 등
12일 나스닥 상장 예정…3년 반만에 기업가치 12배


스페이스X IPO
[로이터=연합뉴스 일러스트레이션]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이번 주에 이뤄지는 것을 계기로 여러 미국 대학이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대학의 기금에서 스페이스X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일부 대학의 경우 10%가 넘기도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잘 분산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지향하는 기관투자가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비중이다.

스페이스X의 상장 시점은 많은 대학 기금의 회계연도가 마감되는 6월 30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로, 이 날짜를 기준으로 산출되는 대학 기금 보유 스페이스X 주식의 평가액이 한층 더 뛸 전망이다.

일부 대학은 미실현 평가이익이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에 달할 수 있다.

17개 기관을 관할하는 노스캐롤라이나대(UNC) 시스템은 운용 기금의 약 10%가 스페이스X에 연계돼 있다는 게 이 대학 기금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UNC 기금이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 피터 틸의 벤처캐피털 회사 '파운더스 펀드'를 통해 스페이스X에 초기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파운더스 펀드는 스페이스X에 최초로 투자한 벤처캐피털 중 하나로, 2008년에 투자를 시작했다.

UNC가 운용하는 기금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약 150억 달러(약 22조7천억 원)였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기금에서 스페이스X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도 10%대 중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의 기금은 작년 6월 30일 기준으로 규모가 134억 달러(약 20조 2천611억 원)였으며, 2018년에 바이 캐피털과 함께 스페이스X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학 기금은 스페이스X에 투자한 복수의 운용사에도 들어가 있다.

UNC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는 앞서 스페이스X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비중을 축소했는데도 여전히 거액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스탠퍼드대 역시 스페이스X 지분을 상당히 많이 갖고 있으나, 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한 취재원은 WSJ에 설명했다.

UNC 기금과 마찬가지로, 스탠퍼드대가 스페이스X 지분을 많이 갖게 된 핵심 요인은 파운더스 펀드에 조기 투자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탠퍼드대는 또한 세쿼이아 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 스라이브 캐피털 등 벤처캐피털 회사들과 헤지펀드 다르사나 등 다른 운용사들을 통해서도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작년 6월 말 기준 스탠퍼드대의 기금 규모는 477억 달러(약 72조1천억 원)였다. 대학들이 스페이스X 투자로 막대한 이득을 기대하게 된 점은 '대학의 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는 머스크의 시각을 고려할 때 역설적인 면이 있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일론 머스크는 2024년 소셜 미디어 X에서 "대학은 과대평가돼 있다"며 "우리에게는 전기공, 배관공, 목수가 필요하다. 이는 정치학 전공자를 조금 더 늘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하려면 4년제 대학 학위가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여러 대학 기금에서 스페이스X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처럼 커지게 된 것은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기금 책임자들은 스페이스X가 2002년 창립된 이래 수십 년간 비상장 상태를 유지했고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업가치가 급등한 점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2022년 12월까지만 해도 스페이스X의 가치는 1천400억 달러(약 212조 원)로 평가됐으나, 지난 3일 회사가 IPO 계획에서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약 20만4천 원)로 정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기업 가치는 그 12배가 넘는 1조7천700억 달러(약 2천676조 원)에 해당한다.

버지니아대는 다른 대학들보다 뒤늦게 스페이스X 지분을 확보했다.

이 대학은 운용사들의 보유 종목을 검토하다가 스페이스X 지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포지션을 구축했다.

당시 평가에 따른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740억 달러(약 112조 원)에서 1천억 달러(약 151조 원) 사이였다.

현재 버지니아대가 운용하는 기금 규모는 약 170억 달러(약 25조7천억 원)이며, 그중 스페이스X 관련 투자액은 퍼센트 기준으로 한 자릿수 초반대에 해당한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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