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출구 놓고 다시 갈등… 트럼프·네타냐후 ‘애증의 동맹’
2026.06.10 00:46
네타냐후에 공습 중단 요구하며
“조심 안 하면 곧 혼자 남게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이란 전쟁과 종전 협상을 둘러싸고 잇따라 충돌하면서 두 정상의 10년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중동 정책을 함께 주도했던 두 사람은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결별했다가 올해 이란 전쟁을 계기로 다시 손을 잡았지만, 전쟁의 출구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이스라엘 채널12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8일 네타냐후와 통화하며 이스라엘이 준비 중이던 대규모 대이란 공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활주로에서 출격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에게 “비비(네타냐후 애칭),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곧 혼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확전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외교·군사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결국 공습은 취소됐다.
이번 사건은 협력과 충돌을 반복해 온 두 정상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최근 “내가 모든 결정을 내린다”고 강조한 반면, 네타냐후는 미국의 만류 속에서도 독자 행동을 이어왔다. 영국 가디언은 두 사람을 “복잡하고 상충하는 관계”라고 평가했다. 한때 ‘정치적 브로맨스’로 불렸던 두 사람의 애증의 관계가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사람의 호흡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절정에 달했다.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 탈퇴와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등을 밀어붙였고, 네타냐후는 총선 당시 트럼프와 나란히 등장한 대형 선거 광고를 내걸며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2020년 미국 대선이었다. 네타냐후가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자 트럼프는 강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네타냐후를 향해 “그 자식은 엿이나 먹으라”고 말했고 자신이 이란 문제에서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두 사람은 다시 손을 잡았다.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이란전 개전 과정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지난 2월 극비리에 미국을 찾아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 직접 트럼프에게 대이란 군사작전 구상을 설명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이란을 공습할 경우 이란의 탄도미사일·핵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고 정권 교체까지 이끌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트럼프는 대이란 공습 작전인 ‘장대한 분노’를 승인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정치적 계산은 다시 엇갈렸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자 트럼프는 종전 협상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반면 네타냐후는 군사 압박 유지에 무게를 뒀다. 최근 베이루트 공습을 둘러싸고도 양측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악시오스는 1일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너는 미친 사람 같다”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종결이 필요하지만, 네타냐후는 연정 유지와 재판 문제를 안고 있어 강경 안보 노선을 포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공동의 적인 이란 문제에서는 협력하면서도 전쟁 범위와 종결 시점을 놓고는 반복적으로 충돌해 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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