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직접 말한 군사교류... 北신문에는 한줄도 안 나왔다
2026.06.09 15:40
국경 개방도 언급하지 않아
북한 노동신문은 9일 전날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발언 가운데 군사·법 집행 교류 및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문은 이날 북중 정상이 양국 간 고위급 왕래를 통한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 및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확대발전에 합의했다고 전했으나 전날 중국측이 공개한 내용을 상세히 다루지는 않았다.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이 “중·북 양국은 지역을 넘어 세계의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며 “양측의 외교·법집행·군대 등 교류를 강화하자”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하지만 노동신문 이날 보도에는 외교·법집행·군사 분야 교류 강화에 대한 내용 자체가 누락되어 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군사 교류 확대가 명시적으로 언급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 당국자는 “2019년 북·중 정상회담때와 달리 이번에 북한의 노광철 국방상이 정상회담에 배석했는데 군사분야 교류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그전에는 없던 동향”이라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시진핑의 7번째 정상회담이다. 시진핑이 군사교류 강화를 언급한 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거래를 통해 핵·재래식 무기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대한 상황 관리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사교류를 합동 연합훈련이나 군사적 협력 가능성 정도로 보는 것은 피상적”이라며 “군사 분야 인적교류·정보 소통을 통해 중국은 북한군의 기술 진보 및 러시아 기술의 이전 실태를 파악하고 군부 내 친러·친중 네트워크를 파악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두텁게 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내 보도(노동신문)에서 이런 내용을 누락한 것도 중국의 이러한 의도를 간파하고 자국의 국방의 자주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신화통신이 전한 시진핑의 경제·인적 교류 분야 발언도 대폭 축소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발전 전략 연계 강화” 및 “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보건의료 등 실질 협력 확대”를 언급하고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과 민항 항공편·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통해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쌍방향 교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신화통신이 공개한 시진핑 발언에는 “교육, 문화예술, 관광, 체육(스포츠), 언론, 청년, 지방정부, 우호도시 교류를 확대해 전통 우호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노동신문은 이를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이라고만 짧게 소개했다.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방이나 민항 항공편과 국제 여객열차 운항 재개의 경우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물리적 조치인데도 노동신문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국경 통상구(通商口)는 양국이 화물과 사람이 오갈 수 있도록 공식 지정한 국경 출입구(관문)를 말한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접경한 북·중 간 주요 통상구는 단둥~신의주, 훈춘~나선, 지안~만포, 투먼~남양 등을 포함해 10여개다.
그간 코로나와 대북제재 등의 이유로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통상구의 전면 개방은 북·중 양국 간 화물 운송, 국경 무역, 인적 왕래 등의 본격적 정상화를 의미한다. 법집행 분야 교류 강화는 향후 이뤄질 국경 통상구 전면개방과 인적 왕래에 따른 국경 통제 활동을 염두에 둔 조치로 밀수 등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경제·안보 블록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국경 전면 재개방과 맞물려 관광·스포츠·언론·청소년·자매도시 교류 등 전면적인 인적 교류를 희망하지만 북한은 중국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거나 언론·청소년 교류 활성화 시 외부 정보가 유입돼 주민들의 사상이 이완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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