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삼전·닉스’ 반도체 공장 들어서나···29일 정부 회의
2026.06.09 22:45
정부가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맞춰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내 용지가 부족한 현실적 제약과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을 고려하면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9일 이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과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광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는 방안이 주요 안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역시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은 전날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인수위) 출범식에서 “저희 기대를 넘어서는 규모 있는 투자 계획 준비가 정부와 기업에서 꽤 오래 전부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중심에 반도체 산업이 있는 것으로 안다. 조금 기다려 보면 그런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역시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드릴 것”이라며 “영호남 문제에 있어 호남에 좀더 균형을 맞춰야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을 맞아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또 정부의 균형발전 중시 기조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국내 투자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도체 공정 초미세화에 따라 첨단 패키징 기술이 핵심 과제가 되면서 신규 패키징 공장 건설을 포함해 역량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패키징은 반도체 핵심 공정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호남 지역은 전력과 용수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반도체 공장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가 다 채워진 이후의 용지를 미리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설계, 제조, 패키징 등의 반도체 생태계를 한곳에 모으지 않고 생산기지를 분산하는 것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비수도권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이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5극3특 구상과 맞닿아 있다. 5극3특 정책은 전국을 5개 초광역권인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인 강원·전북·제주로 재편하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다. 현재 대형 반도체 공장은 주로 평택과 화성, 용인 등 수도권에 분산 배치돼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과 일자리를 지역으로 분산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한 대기업의 지방 투자 사례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월 전북 군산 새만금 일대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등을 추진하는 총 9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호남 공장 건설 추진에 선을 긋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자 계획은 기업의 의사 결정 사항으로 정부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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