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반드시 찬성을” 기장군 여론 조작… 우성빈 “부적절”
2026.06.09 20:00
군청 홈페이지에 찬성 독려 글
여론 자발성·중립성 훼손 비판
우 당선인 “충분한 설명” 천명
부산 기장군청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유치 여론조사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찬성’ 답변을 유도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주민 수용성을 평가하는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것이다. 다음달 1일 취임하는 우성빈 신임 기장군수 당선인은 “부적절한 방식”이라며 “다음 달 취임하면 SMR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작업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기장군청은 지난 6일 군청 홈페이지 알림사항 게시판에 ‘〈긴급〉 SMR 유치 주민 여론조사 본격 실시’라는 제목의 글을 등록했다.
이 글에는 ‘현재 본격적으로 혁신형 SMR 유치에 관한 주민 여론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여론조사 전화번호가 포함돼 있었다. 글에는 ‘해당 번호로 전화 수신 시 반드시 ‘SMR 유치 찬성’으로 답변해 주시고, 가까운 이웃과 지인분들께도 널리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적혀 있다. 군청은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긴 안내문 종이를 주민들에게 직접 오프라인으로도 했다.
SMR 유치 후보지 평가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앞서 지난 5일부터 기장군 주민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지역 주민들의 찬성 응답률이 한수원의 부지 선정 평가 중 ‘주민 수용성’ 항목으로 반영되는 방식이다. 한수원은 주민 수용성 외에도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등 총 4개 항목을 각각 25%씩 평가해 후보지를 최종 결정한다. 이번 SMR 유치전에는 기장군과 경북 경주시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군청의 SMR 유치 추진 방식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립적인 조건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견을 파악한다는 여론조사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성빈 신임 기장군수 당선인은 즉각 반발했다. 우 당선인은 후보 시절 SMR 유치에 찬성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홍보 방식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우 당선인은 “SMR 유치에 동의하기 때문에 군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지금처럼 군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찬성 답변을 유도하는 홍보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청회 등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주민들이 실제로 SMR 유치에 공감하도록 하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대가 크다면 그에 맞춰 새로운 군정 기조를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군청은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희망에 따라 ‘SMR 유치’를 군정 방침으로 정했고, 유치를 위한 독려 차원의 안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장군청 백은실 원전정책과장은 “주민들의 요구와 여러 차례에 걸친 설명, 설득을 거쳤기 때문에 SMR 유치 신청에 대해 지역 내에서 합의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른 지역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유치가 군정 과제라면 긍정적인 응답을 독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한수원에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주민들이 어떤 의향을 내비치던 한 지역이 핵발전소 건설 지역으로 낙점되는 반민주적 절차”라며 “최소한 방사선비상구역 내 지역, 송전탑 건설 예상 지역 등 신규 핵발전소 건설로 영향받는 모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경주시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