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 부활·핵보유 묵인에 '당혹'..외교통일 라인 비상
2026.06.09 17:26
또한 시 주석이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방북 기간 중 북핵 문제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북핵을 용인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로인해 북한이 향후 핵무기 생산을 위한 우라늄 농축 시설 확장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북중간 군사협력 밀착 논의는 사실상 '항미원조(抗美援朝)'의 부활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항미원조는 6·25전쟁때 중국의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정치·외교적 선전 용어다. '미국에 대항하여 조선을 돕는다'라는 뜻이다.
8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장에선 양국의 군부 수뇌부가 배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과 북한이 군사 분야 협력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선 둥쥔 국방부장 배석했고, 북한군 수뇌부인 노광철 국방상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군부 실세의 참석은 지난 2019년 북중 정상회담 때는 없던 동향이다. 통일부는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다.
신화통신은 전날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외교·법집행(치안)·군대 분야 교류를 확대하자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올해가 북중 우호 조약 65주년(7월 11일)인 만큼, 군사 협력 관련 조약이나 양국의 연합훈련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을 두고서 북한과 중국이 공동 대응을 통해 반대의사를 표출할 우려도 있다.
향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혈맹에 버금가는 북중 군사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역할을 대 중국 방어나 대만 문제 개입으로 전환할 경우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하는 북중 군사훈련이 시작될 수도 있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대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북중 간 전략적 연대를 재확인까지 했다.
북중간 밀착행보로 인해 시 주석의 한반도 평화 중재도 차질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시 주석이 북핵 문제 관여 등을 희망해왔다. 시 주석은 다자외교의 일환으로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방한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올 초 방중하면서 한중 관계가 급격히 개선됐다. 시 주석이 한국을 지난해 국빈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 7월 이후 11년만이었다.
하지만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이 올 봄부터 후속 회담을 추진됐으나 계속 지연됐다. 오히려 왕이 부장은 한국을 찾기 전 지난 4월 북한 평양을 먼저 방문해 김 위원장 및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다.
게다가 외교부가 지난 4월 전자입국신고서(K-ETA)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기존 '중국(대만)' 표기에서 대만을 분리하는 등의 단순 기술적 조치를 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 측이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을 보류했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었다.
우리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과 상관없이 중국과 소통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중 정상의 상호 국빈 방문 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양국 공동의 이익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중국 측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며 "정부는 이런 방향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중국 측과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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