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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 혼외관계 자녀 출생신고 가능해진다(종합)

2026.06.09 15:38

5차 건강가정기본계획…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비혼 동거 가족·1인 고령 가구 등도 가족정책 대상 포함


미등록 영유아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앞으로 미혼부도 혼외관계에서 태어난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성평등가족부는 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담은 제5차 건강가정 기본계획(2026∼2030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성평등부는 미혼부도 혼인 외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등록법과 민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결혼을 한 여성과 남편이 아닌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친생 추정 원칙에 따라 남편의 자녀로 간주하는데, 이 추정을 깰 수 있도록 남편이 아닌 남성에게 '친생부인의 소' 청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가족관계등록법은 혼외관계에서 태어난 아이 출생신고를 생모만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생모가 어딨는지 찾을 수 없거나 누가 생모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만 생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이 규정이 혼외자의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침해한다고 봤고 2023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개정 시한인 작년 5월 말까지 보완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고, 생부가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혼외자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문제가 발생해온 만큼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미혼부는 현재 5천명 정도 있다"며 "(법 개정 전까지) 유전자 검사나 법률 지원 등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에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은 올해 '만 9세 미만'에서 2030년 '만 13세 미만'으로 매년 1세씩 상향될 예정이며,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추가 급여가 지급된다.

1인 가구, 이주배경가족, 고립은둔청년, 가족돌봄청년 등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취약·위기가족 유형이 등장한 데 발맞춰 맞춤형 지원도 강화된다.

건강가정기본법에 규정된 '건강가정' 개념을 고쳐 최근 급증하는 비혼 동거 가족과 1인 고령 가구 등도 가족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9∼18세 청소년은 1대1 상담과 학습 지원을 받고, 19∼34세 청년은 일상 회복과 취업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등 생애주기 특성에 따른 서비스가 제공된다.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이주배경가족을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각종 생활정보를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베트남어 등 14개 외국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국제결혼에 대한 성차별적이거나 인권 침해적인 광고를 방지하기 위한 온라인 모니터링이 가능해지고, 다문화가족과 교류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다가온(ON)'도 조성될 방침이다.

이외에도 가정폭력 피해자 단기보호시설 입소 기간이 최대 1년에서 1년 6개월로 연장되고, 주거 독립을 위한 임대주택 지원이 제공된다.

아울러 자녀의 성(姓)을 결정하는 방식도 개선된다.

지금은 미혼모가 양육한 자녀를 부가 인지한 경우 모의 성·본을 써왔더라도 부의 성·본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어 굳어진 성 정체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아동 복리가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 성평등부 설명이다.

혼인신고를 할 때 모의 성·본을 따르기로 협의했다고 의사를 표시할 수 있지만, 혼인신고와 자녀출생 사이 시차가 벌어져 실제로 모의 성·본을 따르는 경우가 드문 점도 고려 대상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다양한 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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