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기후 파고든 LG전자, 대만서 가전 1위 휩쓸어
2026.06.09 18:40
기후 마케팅 등 맞춤형 전략 주효
에어컨 등 구독사업도 폭풍 성장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은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 신의구 원동백화점의 LG전자 매장에서 대만 시장의 특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섬나라지만, 프리미엄 가전 수요와 신기술 수용성이 높아 LG전자에게는 아시아 시장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전략적 시험대라는 의미다.
대표 사례는 LG 스타일러다. 대만은 연평균 습도가 75%에 달하고 비가 많은 기후 특성을 갖고 있다.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아 외부 오염물질에 대한 민감도도 크다. 여기에 사스(SARS)와 코로나19를 거치며 위생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LG전자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스타일러를 단순 의류관리기가 아닌 위생·살균 가전으로 포지셔닝했다. 현지 반응은 판매 실적으로 이어졌다. 대만 현지에서 스타일러 판매량이 연평균 약 50%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을 제외하면 스타일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 대만이다.
LG 워시타워 역시 대만 시장에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좁은 주거공간과 높은 습도, 전기요금 부담이라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김 법인장은 "430만원 수준의 워시타워를 처음 출시했을 때 연간 1만대 판매 목표를 제시하자 모두 웃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목표를 훌쩍 넘겼고 대만법인에서 22년만에 처음으로 제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게 된 주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는 대만 세탁기 시장에서 약 32% 점유율로 선두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일러와 TV, 세탁기 등 주요 가전은 물론 공기청정기·제습기 등 대만의 기후 환경에 특화된 소형 가전에서도 LG전자는 대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습기와 공기청정기는 글로벌 사업에서 대만이 핵심 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독 사업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만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LG전자가 해외에서 두 번째로 가전 구독 사업을 도입한 국가다. 2024년 7월 시범사업 시작 당시 대만에는 가전 구독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했지만, 성장은 빨랐다. 주요 제품군 구독 판매는 최대 20배까지 껑충 뛰었다. 지난 5월 기준 에어컨 구독 판매의 경우 1년 새 50% 증가했다.
one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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