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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텔, 트럼프 업고 구글 칩 수주… 자국 몰아주기에 삼성 ‘위태’

2026.06.09 18:38

애플·MS 파운드리 협력설 나와
美 10% 지분인수 후 수주행진
삼성 점유율 7%·中 SMIC 5%
TSMC 경쟁 위한 분사 목소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원을 받은 인텔이 구글, 애플 등 자국 기업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싹쓸이할 조짐이다.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생산 일부를 인텔에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데 이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잇따라 거론되면서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은 시스템과 메모리, 파운드리 등 각 영역별 분업의 성격이 강했는데, AI 시대 진입과 미·중 패권다툼이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지금까지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 TSMC가 독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추격해왔지만, AI 시대 진입과 함께 반도체가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은 인텔을, 중국은 SMIC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간신히 2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순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7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로 2위를 겨우 유지했지만, 중국 SMIC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앞세워 5%까지 추격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 등 수요처에 가까운 곳에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입해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중이다.

여기에 정치권의 반도체 공장 지방 유치 압박과 노조의 성과급 'N%' 부담도 국내에 반도체 공장을 더 지을 명분을 희석시키고 있다.

8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구글이 2028년 사용할 텐서처리장치(TPU) 300만개 이상을 인텔에 맡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11%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수개월 동안 인텔의 첨단 제조 기술을 테스트한 끝에 일부 TPU 생산 파트너로 인텔을 선택했다. TPU는 구글이 자체 설계한 AI 전용 반도체로,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주가 단순한 생산 물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은 TSMC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AI 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TSMC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대체 생산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인텔이 안정적인 TPU 생산에 성공할 경우 AI 초호황기 이후 TSMC의 입지는 좁아진다.

여기에 최근 인텔과 애플 간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애플이 자체 설계 칩 일부를 인텔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MS와 아마존 역시 인텔의 18A(1.8나노) 공정에 일부 칩 생산을 맡기기로 한 바 있다.

인텔이 부활한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법(CHIPS Act)을 활용해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제조업 재건을 위해 사실상 인텔 육성에 직접 나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은 이제 인텔 지분 10%를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한다"며 "최첨단 반도체 생산은 미국의 미래에 근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역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은 SMIC를 중심으로 첨단 공정 자립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버티겠다는 전략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은 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뒤 "4나노와 8나노 공정에서 자율주행 칩과 그록 칩 생산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장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설계, 패키징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실제로 2024년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이 같은 경쟁력을 앞세운 맞춤형 파운드리 공정 혁신을 적극 강조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3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대해 "최근 엔비디아와 테슬라 외에 AMD 등 다양한 팹리스 업체들과의 논의 소식이 들리는 만큼 향후 가동률 상승에 따른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올해 말로 갈수록 점진적 이익률 개선과 함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흑자 전환과는 별개로 삼성 파운드리의 입지는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계속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삼성 파운드리가 TSMC와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하려면 분사까지 염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지난 4일 삼성전자가 추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경쟁자들은 사실상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현실을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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