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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변할 수 있다"…법무부, 촉법소년 대응 현장 가보니[르포]

2026.06.09 18:32

법무부, 촉법소년 등 소년재범률 감소 추진전략 발표
보호관찰소 성인·소년 8대 1…"낙인의 공간" 분리
소년전담기관 2027년 전국 확대…보호관찰관 120명 증원
소년분류심사원 수용률 116%…여자 소년원은 200%도
[안산=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소년은 다릅니다. 소년은 변할 수 있습니다.”

소년범의 재범률이 성인의 3배 수준에 이른다는 점에 주목, 법무부가 조기개입과 맞춤형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종합 대응전략을 내놨다. 정신질환·가정폭력 등 복합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소년을 비행 초기부터 관리하고 성인과 분리된 전담 시스템으로 재범 고리를 끊겠다는 구상이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법무부 안산소년분류심사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소년전담 시범운영기관에서 만난 김동하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장은 촉법소년 등 소년재범률 감소를 위한 핵심 추진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자리는 언론사를 상대로 전략 발표와 더불어 안산 소년사법 통합기관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보호관찰·사회봉사명령·전자감독 등 사회 내 처우를 담당하는 기관인 안산보호관찰소다.

그간 성인 보호관찰 대상자들이 오가는 이 공간을 소년들도 함께 사용해왔다. 이를 두고 신달수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 소장은 “26년 동안 보호관찰 현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걱정이었던 게 소년이 성인과 같이 어울리는 보호관찰소에 드나들면서 더 중한 범죄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법무부는 올해 3월부터 안산·서울·광주에서 소년사법 통합기관을 시범운영하며 소년을 분리했다.

현재 보호관찰소에서 성인과 소년의 비율은 8대1이다. 성인이 절대 다수인 구조에서 인력·예산·정책이 성인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고, 소년의 특성을 반영한 전문 처우는 뒷전으로 밀린단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실제로 보호관찰관 1인당 소년 담당 수는 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32명)의 1.7배에 달하는 실정이다. 수도권에서는 70~80명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신달수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 소장이 9일 안산보호관찰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12~13%로, 성인 재범률(3.9%)의 3배를 웃돈다. 소년 보호관찰을 받는 촉법소년 수도 최근 5년간 2.2배 증가해 2024년 기준 1535명(10.6%)에 달했다. 소년원 수용 촉법소년도 같은 기간 51명(3.1%)에서 148명(6.1%)으로 2.9배 늘었다.

실태분석 결과 촉법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64.6%가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었고 △가출(34.4%) △정신질환(29.9%) △흡연(48.3%) △음주(53.4%) 비율도 14~18세 범죄소년보다 일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안산보호관찰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소년전담 시범운영기관은 분위기부터 달랐다. 올해 3월부터 성인과 소년을 분리해 소년 특성에 맞는 전문 처우를 시범 실시하는 곳으로, 면담실은 교도소 접견실 같은 딱딱한 구조 대신 소파와 낮은 테이블로 꾸며졌다.

김 팀장은 “공간이 주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강력하다”며 “범죄를 저질렀지만 한편으로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촉법소년 문제를 엄벌의 문제가 아니라 재범 예방의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현재 서울·광주·안산 3곳에서 시범운영 중인 소년사법 통합기관을 2027년부터 전국 18개 지역으로 확대하고 보호관찰관 12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법무부 내에는 소년보호정책단을 신설하고 범죄예방정책국을 본부로 승격하는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김동하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팀장이 9일 소년전담 시범운영기관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야간범죄 예방을 위한 스마트워치형 감독장치도 확대한다. 소년 보호관찰 재범자 중 야간(오후 9시~오전 6시) 재범 비율이 53%에 달하는 만큼, 스마트워치 야간외출제한 착용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재범률이 2배 이상 차이 났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김 팀장은 “전자발찌 같은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데 아이가 시간이 되면 스스로 차고 끝나면 스스로 뺀다. GPS가 아니라 집에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론 인공지능(AI) 기반 ‘소년범죄 종합분석시스템’ 개발도 추진한다. 방대한 심리검사·보호관찰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보호관찰관의 개입 시점을 알려주는 보조 도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진단 △처방 △개입 △재활 △사후관리 5단계로 이어지는 재범방지 통합프로세스 ‘K-소년범죄예방’도 도입해 모든 보호소년에 대한 정신질환 진단검사와 조기 치료연계도 실시할 계획이다.
석철우 법무부 안산소년분류심사원 원장이 9일 안산소년분류심사원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안산소년분류심사원. 지난 4월 6일 개청한 이른바 여위탁(여성위탁시설) 소년 전담 시설인 이곳은 법원의 보호 처분이 확정되기 전 소년을 수용, 분류심사서를 작성해 판사에게 제출하는 곳이다. 성인 형사사법으로 따지면 구치소에 해당한다.

정원 80명인 이곳의 현재 수용 인원은 93명, 수용률 116%다. 개청 한 달 만에 정원을 넘겼고 지난달 11일에는 100명까지 치솟았다. 전국 소년원·심사원 평균 수용률도 118%다. 2005년까지 전국 광역시에 운영되던 심사원이 소년 인구 감소를 이유로 잇따라 폐지됐지만, 최근 소년범죄가 다시 급증하면서 시설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이와 관련 석철우 법무부 안산소년분류심사원 원장은 “가출 상태에서 비행을 시작한 여학생들이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법원이 신변 보호 목적으로 위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에 소년 전담 기관 신설과 조직 개편을 통해 촉법소년 재범률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에 비해 정책 인프라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소년의 복합적인 비행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전문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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