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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도 혼외 자녀 출생신고…비혼동거 등 다양한 가족 지원(종합)

2026.06.09 15:59

성평등가족부,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발표
자녀 성 결정 방식 개선 검토…정자기증 연구
(성평등부 제공)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정부가 미혼부도 혼인 외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법무부와 추진한다. 비혼 동거인이나 친구처럼 혼인·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가족 기능을 하는 관계까지 가족서비스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같은 중장기 과제를 담은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을 국무회의 심의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향후 5년간 달라질 가족 변화에 대응하고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했다.

기존에는 가족 형태를 중심으로 지원을 분절적으로 했다면 이번 계획에는 돌봄·고립·관계·생활 문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정책 구조를 전환했다.

정부는 '모든 가족을 포용하는 행복한 사회'를 비전으로 △포용적 사회 기반 조성 △기본생활 보장 강화 △사회적 돌봄 확충 △일·생활·가족의 균형 강화 4대 영역과 12개 정책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정부는 미혼부의 혼인 외 자녀 출생신고를 위한 가족관계등록법·민법 등 제도적 정비를 법무부와 함께 추진한다.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대상에 생부를 추가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혈연관계를 입증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현행법상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원칙적으로 엄마가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혼인 중인 여성이 남편이 아닌 남성과 낳은 아이는 법률상 남편의 자녀로 추정돼 생부가 곧바로 출생신고를 할 수 없고 생모가 사라지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소송까지 거쳐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제도가 아동의 출생등록 권리를 침해한다며 2023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성평등부에 따르면 미혼부 수는 약 5000명으로 추산된다.

가족 유형의 다양화도 추진한다. 민법 제779조상 혼인·혈연을 기준으로 하는 가족 범위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건강가정기본법상 가족의 정의를 바꾸어 다양한 가족을 서비스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최성지 성평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실질적 가족들이 사각지대 없이 가족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비혼 동거가구와 혈연·혼인 관계가 아닌 비친족 동거가구·고령 1인 가구가 서로 돌볼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장 의견 등을 반영해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자녀의 성을 결정하는 제도도 개선을 검토한다. 현행 민법상 비혼모가 키우던 자녀를 아버지가 인지한 뒤 부모가 자녀의 성을 협의하지 못하면 아버지의 성으로 바뀌는 것이 원칙이다.

성평등부는 이미 어머니의 성을 사용해 온 자녀의 정체성 등을 고려해 생부의 인지 후에도 기존 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가로 성평등부 가족정책관은 "혼인관계의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선택이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결정 시점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보조생식술을 활용한 비혼 출산에 관한 연구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비혼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윤리·사회·문화적 쟁점을 성평등부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검토해 정책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정부는 인공지능(AI) 기반 복지위기 예측 모델을 개선해 위기가구 발굴 정확도를 높인다. 지방정부와 가족센터는 발굴된 가구에 가족상담과 사례관리 서비스를 연계한다.

고립·은둔 청소년과 청년에게 연령별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9~18세 청소년은 청소년지원기관을 통해 방문 상담과 학습 지원·가족관계 개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만 19세가 되면 청년미래센터로 연계해 일상 회복과 공동생활·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저소득 미혼모·부에게는 출생신고 관련 법률상담과 소송대리 지원을 확대한다. 가족센터가 1인 가구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계·돌봄·금융·안전·주거 분야 생활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이주배경 아동·청소년도 가족센터의 다문화가족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지원법' 특례규정 신설을 추진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가족정책과 생활정보를 15개 언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국제결혼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인권 침해성 광고를 막기 위한 온라인 모니터링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다누리콜센터와 가정폭력·이주여성 상담소·보호시설 간 연계도 강화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을 강화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액을 달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미혼·한부모 임산부에 대한 경제·의료 지원을 확대하고 생계가 어려운 임산부에게는 긴급복지를 지원한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은 2026년부터 매년 1세씩 높여 2030년 만 13세 미만까지 확대한다.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 거주 아동에게는 추가급여를 지급한다.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임대주택을 지원하고 단기보호시설 입소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인 기준에서 필요시 최대 1년 6개월까지 연장한다.

성평등부와 지자체가 전국에 244개소를 운영 중인 전 국민 대상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개인과 가족이 원하는 임종과 장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우수 프로그램을 확산한다. 생애 말기 가족돌봄자와 유가족에게 상담과 사례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임종·장례를 준비·계획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생애 말기 가족돌봄자 상담·사례관리 매뉴얼 개발 △유가족 상담·자조모임·일상회복 지원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조직 내 성별 임금과 고용 현황을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를 도입한다. 2026년 상반기 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하고 하반기 법령 통과와 공시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공공·민간 부문 시행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초등돌봄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모델로 확대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중심이던 지원 범위를 3학년 이상으로 넓히고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는 통합 브랜드로 개편한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가족의 모습과 상황이 다양해진 현실을 반영해 모든 가족이 존중받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다양한 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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