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폭락후 8% 폭등… 삼전닉스 날고 '젠슨 황 테마' LG·네이버 뚝
2026.06.09 17:52
검은 월요일 잊게 만든 급반등
반도체·AI 부품주 등 초강세
삼성전기 18% 올라 시총 4위
코스닥선 바이오주 큰폭 상승
외국인 22거래일째 매도행진
공포지수도 치솟아 불안 여전
'검은 월요일' 충격으로 7500선 아래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8000선을 되찾았다. 간밤에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반등한 데다 국내 증시에서도 낙폭 과대 인식이 확산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다만 기관이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린 것과 달리 외국인은 22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 갔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아 시장의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다.
◆ 30만전자·200만닉스 회복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2.52포인트(8.18%) 오른 8096.9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676.18포인트(8.29%) 급락했던 낙폭 대부분을 하루 만에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는 213.35포인트(2.85%) 오른 7697.76으로 출발한 뒤 장중 상승폭을 키워 한때 8119.09까지 올랐다.
급반등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대형주였다. 전날 각각 '30만전자'와 '200만닉스' 타이틀을 내줬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지위를 되찾았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97% 오른 32만2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5.91% 급등한 22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기도 18.39% 오른 197만원에 마감하면서, 인공지능(AI) 부품주 강세 흐름을 타고 현대차를 제치며 시총 4위를 차지했다. 바이오주도 반등장에 힘을 보탰다.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이 12.78% 급등하며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단기 급등했던 로봇·플랫폼 관련주는 차익 실현 매물에 흔들렸다. 이날 LG전자는 7.46%, NAVER는 7.89% 하락했으며 두산로보틱스도 8%대 약세를 보였다. 지수는 급반등했지만 종목별로는 반도체·바이오 중심 회복과 단기 테마주 조정이 엇갈린 셈이다.
수급상으로도 반등장의 성격은 뚜렷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을 중심으로 기관은 2조502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 롤러코스터장세 당분간 지속
반면 외국인은 2조6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616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보를 이어 갔다.
이날 코스피에서 변동성은 역대 최대로 확대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19.04% 오른 91.23으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가 VKOSPI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사상 최고치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수가 급락할 때 주로 오르지만, 상승장에서도 향후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뛰어오를 수 있다.
장중 시장 안정장치도 잇따라 작동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장 초반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에는 급락장에서 양 시장 모두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하루 만에 정반대 방향의 매수 사이드카가 나온 것이다.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과 폭등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방향성 확인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간밤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 넘게 오르며 국내 반도체주 반등의 불씨가 됐지만, 한국시간 10일 밤 발표될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1일 오전에 예정된 오라클 실적 발표가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미국 금리 경로와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는 만큼 당분간 코스피는 8000선을 사이에 둔 변동성 장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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