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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AI활용 '질주'…신약개발 시간·비용 대폭 단축

2026.06.09 16:02

한국을 '혁신 거점'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 극대화
의료AI기업 '루닛'과 협업
브라질서 폐암 조기발견 지원


닉 파시 총괄이 매경헬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의료 혁신을 이끌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신약 개발과 치료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질병 예측,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이르기까지 헬스케어 전반의 프로세스가 재편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독보적인 투자와 선제적인 기술 활용을 통해 의료 혁신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술 혁신을 조직 내부에 이식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 유망한 바이오테크 기업 및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다각도로 보여주고 있어 주목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 인터내셔널 부문의 디지털 및 정보기술(IT) 전략을 담당하는 닉 파시 총괄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핵심 과제는 환자 여정의 최종 단계에 특화된 솔루션을 통해 실질적인 치료 성과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전 주기 AI 솔루션을 통한 헬스케어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의 생성형 AI 붐이 일기 훨씬 전부터 연구개발(R&D)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적으로 AI를 활용해온 '적극 투자 기업'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저분자 화합물 파이프라인의 약 90%에 AI를 도입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보다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만의 차별화된 핵심 강점으론 '진정한 글로벌 입지'와 '파트너십 정신'이 꼽힌다. 이 회사는 미국이나 중국 등 특정 국가에만 치중하지 않고, 신흥 시장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집중하며 넓은 시장 커버리지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특히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는 독창적인 전략으로 이어진다.

캠브리지에 위치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Discovery center.


파시 총괄은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는 세계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 검증된 우수한 솔루션과 파트너, 그리고 실행 사례를 발굴해 이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거주지에 상관없이 의료 솔루션을 누릴 수 있도록 보건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시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AI 로드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파트너다. 파시 총괄은 한국을 '전반적인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정의했다. 한국이 임상시험의 광범위한 거점이자 제조 측면에서도 중요하며,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도 뛰어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제시한 'AI 분야 세계 3위, 바이오 분야 세계 5위권 진입'이라는 목표에 대해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목표"라며 "한국이 가진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은 국내의 혁신 사례를 글로벌 규모로 확장하는 데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의 네트워크 효과가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한국 기업과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의료 AI 기업 '루닛'과의 협업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흉부 X선 영상을 분석해 폐암 징후인 결절과 위험 지표를 식별하는 루닛의 솔루션을 브라질 현지에 도입했다.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솔루션을 보급하며 브라질 환자들이 초기 단계(1~2기)에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파시 총괄은 "이를 통해 환자들의 기대수명과 치료 성과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솔루션이 타국 환자들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효과의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역 간 의료 격차와 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주목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폐암 전문가 협의체(LAA)'의 일환으로 대한결핵협회, 의료 AI 플랫폼 기업 '마이허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폐건강 체크버스'를 운영했다. 의료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간 이 프로젝트는 서울과 고성, 창원에서 진행됐다. 서울과 창원에서만 각각 410여 명, 57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노베이션 허브(AstraZeneca Innovation Hub)'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패시 총괄은 "어떤 단일 조직도 독자적으로 더 나은 환자의 치료 성과를 만들어낼 수는 없기에 정부, 기업, 스타트업, 학계, 의료기관이 하나의 생태계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서울바이오허브와 공동으로 '서울·아스트라제네카 공동 인큐베이션 센터'를 운영하며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에 R&D 보조금과 글로벌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용 유망 기술을 발굴·검증하는 '노바(NOVA)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기술의 실제 개발을 지원 중이다.

마지막으로 패시 총괄은 한국 정부를 향해 혁신 동력을 계속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AI 3대 강국에 진입하려면 훨씬 더 두꺼운 인재 풀이 필요하다"며 제약 기업과 학계가 함께 인재를 육성하는 산학협력을 제안했다. 또한 여성 기업가정신 고취 및 창업 지원 역시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윤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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