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 전
월드컵,취하지 않아도 함께 즐긴다 '소버 큐리어스'…응원 문화 바뀐다
2026.06.09 16:02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이틀(한국시간 기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오전 경기 편성에 맞춰 응원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는 12일(금) 오전 11시 체코전을 시작으로 19일(금) 오전 10시 멕시코전, 25일(목)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이 차례로 이어진다. 모든 경기가 직장인의 업무나 학생들의 학업이 한창 진행되는 평일 오전 시간대여서 논알코올 음료를 찾거나 응원 자체를 하나의 건강한 경험으로 즐기려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그동안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야간 '치맥 응원'이 공식처럼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경기 직후 곧바로 일상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아침부터 술을 곁들인 무리한 응원보다는 부담 없이 맨 정신으로 경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직장 동료나 친구와 모여 모니터를 보며 응원하더라도 알코올 없이 청량감만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음주 후 찾아오는 숙취와 피로감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도적으로 음주량을 줄이거나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생활 방식을 뜻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주류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소버 큐리어스는 술을 무조건 끊는 금주와는 다른 개념으로,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의식적으로 알코올 섭취를 멀리하고 맨 정신이 주는 맑은 일상을 지향하는 문화적 흐름을 뜻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행위'보다 '함께 응원하고 분위기를 즐기는 경험' 자체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스포츠 응원은 단순히 경기 관람을 넘어 파편화된 개인들을 묶어주는 강력한 사회적 연결망 역할을 한다.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가 한 공간에 모여 감정을 공유하고 환호하는 과정에서 얻는 소속감과 유대감이야말로 알코올보다 더 큰 즐거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논알코올 맥주는 운전을 해야 하거나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이들이 고르는 '어쩔 수 없는 대체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운동, 업무, 건강 관리 등 다양한 상황에서 부담 없이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한 선택지'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은 논알코올 음료가 특정 상황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주류(主流)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류업계도 이 같은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자사의 대표 논알코올 브랜드인 '카스 제로(Cass 0.0)'를 최근 전면 리뉴얼하고 월드컵 특수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카스 제로는 오비맥주만의 독보적인 양조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논알코올 제품임에도 라거 본연의 짜릿한 맛과 풍미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세분화된 음용 상황에 발맞춰 논알코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황래환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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