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고열에도 출근"…'독감 사망' 유치원 교사, 직무상 재해 인정
2026.06.09 09:18
교사 사망 115일 만에 직무상 재해 인정
동료·시민 1만 4437명 인정 촉구 서명독감에 걸려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사흘간 출근을 이어가다 숨진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결국 직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사학연금공단)은 이날 급여심의회를 열고 숨진 20대 교사 A씨의 유족이 청구한 직무상 유족급여를 인정하기로 의결했다. 급여심의회는 앞서 지난달 4일 열린 첫 회의에서 직무상 재해 여부를 두고 심의위원 표결이 찬반 동수로 갈리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했으나, 이후 같은 위원 구성으로 다시 열린 이번 회의에서 재해 인정 결론이 나왔다.
A씨는 올해 1월 27일 B형 독감 판정을 받고도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해 사흘간 출근했다. 그는 당시 원장에게 "몸 관리 좀 더 신경 써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보고했다. 이후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A씨는 2월 14일 끝내 숨졌다.
A씨는 발병을 전후한 시기 학예발표회 준비와 급식실 인력 결원이 겹치면서 이른 출근과 야근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아노·장구 등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준비하느라 약 100m 떨어진 건물로 악기를 옮기는 등 신체적 부담도 컸다. 독감 확진을 받은 뒤에도 그는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유족은 지난해 10월부터 A씨가 근무한 인근 2개 유치원에서 전체 원아 120명 가운데 43명과 교사 2명 등 45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자료를 공단에 제출했다. 특히 A씨가 감염된 1월 26∼29일에만 이들 유치원에서 12명이 확진됐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아이와 교사가 함께 생활해 집단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 본인도 발열 상태에서 고열 원아를 돌보며 자신이 옮긴 것은 아닌지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교사들은 "분위기 때문에 (연차 사용이)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교사와 시민 1만 4437명은 A씨의 직무상 재해 인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공단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전체 사립유치원 교원의 10%에 해당하는 2324명도 참여했다.
이번 결정은 A씨가 숨진 지 115일 만에 나왔다. 전교조는 "독감에 걸린 상태에서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교육 현장을 지키다 숨진 교사의 죽음이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니라 노동 환경과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였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공단의 결정을 환영했다.
전교조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와 교원 건강권 보장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교사가 아파도 쉬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병 발생 시 교원 병가 사용권의 실질적 보장 △학급 수 중심의 교원 정원 산출 기준 개선과 감염병 대비 추가 정원제 도입 △사립유치원 법인화 추진 등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유아교사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