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 열풍…무너진 교권에 교사들은 "사이다"
2026.06.09 14:55
교권침해 관심 올라…'교권보호' 움직임에 속도 붙나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공개 직후 국내 시리즈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드라마의 흥행 배경으로 단순한 작품성보다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교실 붕괴 등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점을 꼽는다. 교사들이 드라마에 공감하는 이유 역시 무너진 교권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9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날(8일) 논평을 내고 "'참교육'은 무너진 교실의 민낯과 통제 불능에 이른 일부 학생들의 심각한 교권 침해 행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손발이 묶여버린 교사들의 절망감을 가감 없이 고발했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특히 작품 속에서 교육부 장관과 교권보호국이 직접 나서 교사를 보호하는 설정이 교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경고를 담고 있으며, 교사가 홀로 감당해야 했던 문제를 국가 시스템이 해결해 준다는 설정이 교원들의 마음에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교사들도 드라마의 폭력적 해결 방식보다 교사를 보호해주는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드라마를 보면서 폭력적인 방식에 공감한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가 생겼을 때 교사가 혼자 설명하고 해명하고 민원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교육청, 국가가 함께 책임져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설정 자체가 부러웠다"고 밝혔다.실제 교원들의 인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총이 지난달 5일 공개한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9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고 답한 교원은 49.2%로 절반에 달했다. 반면 높아졌다는 응답은 12.8%에 그쳤다.
교사들이 현장에서 가장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으로는 '학생·학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이 침해될 때'가 67.9%로 가장 많았다. 교직 이탈이나 신규 교직 기피 이유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노출'(28.9%)이 가장 많이 꼽혔고, '낮은 보수 및 수당 동결'(28.1%), '생활지도 무력화 및 교권보호 부재'(23.5%)가 뒤를 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참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공감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참교육'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교사들이 학생을 때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내 편이 돼준다는 설정 때문"이라며 "서이초 이후 제도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교사가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을 강하게 제압하는 장면 때문이 아니라,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시스템에 대한 갈증이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응의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누적된 교권 침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은 교권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하지만 교원단체들은 제도 정비와 현장 체감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부담, 생활지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 우려가 여전히 교사들에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교육계에서는 '참교육' 흥행이 교권 침해 현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면서 교원단체들의 교권 보호 강화 요구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이와 관련해 "드라마 '참교육'이 던진 메시지처럼 무너진 학교의 질서를 바로잡고 교권을 회복해야 하루 4명의 선생님이 학생들로부터 폭행당하는 현실을 바꿀 수 있다"며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와 악성 민원 대응 체계의 기관화·전문화, 학부모의 교육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 등 실질적인 교권 보호 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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