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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전세 축소는 정상”…금융당국, ‘전세대출 DSR’ 카드 꺼낼까

2026.06.09 14:54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 주된 원인”
DSR 적용 및 보증비율 축소 등 거론
서민 주거불안 심화, 은행권 부담도 가중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데일리안 = 배수람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전세대출을 지목하면서 시장에선 강도 높은 추가 규제가 시행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겠단 정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고심해 온 전세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방안이 추진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전세대출 규제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처럼 부동산 담보 대출이 많은 나라가 없다”며 “신용대출 또는 담보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었고, 그러다 보니 전세사기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단 우려에 대해선 “원래 세 주던 걸 팔았으니, 물량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며 “무주택자가 들어가 살기 위해 그 집을 산 것이니 수요도 그만큼 줄었다”고 선을 그었다.

전셋값 상승 역시 “통계적으로 보면 대폭등한 것은 아니다”며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일축했다.

전세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부정적인 만큼 다음 부동산 정책에는 전세대출 규제 강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크단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또 10·15 대책에선 1주택자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전세를 얻을 경우 전세대출의 이자 상환분만 DSR에 반영하도록 조치했다.

금융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카드로는 전세대출의 DSR 편입이 꼽힌다.

현재 전세대출은 DSR 산정 시 원금 상환액이 제외돼 있어 소득이 낮아도 수억원의 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1주택자에 한해 핀셋 규제가 이뤄졌는데, 대통령의 발언으로 자칫 무주택자까지 전면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무주택자까지 이자 상환액을 DSR에 반영하거나, 가상 만기를 설정해 원리금 전체를 DSR 40% 규제 틀에 넣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적용 중인 스트레스 DSR의 전세대출 확대 적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및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정부 보증기관의 전세보증 비율을 축소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문제는 전세대출 규제에 드라이브가 걸리면 은행권 부담도 가중된단 점이다.

그간 은행들은 전세대출을 위험가중치 0%인 안전자산으로 취급해 왔다.

HUG 등 정부 보증기관이 대출금의 90~100%를 보증해준 덕분에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실제 손실로 이어지지 않아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 1분기 말 기준 165조6987억원에 이른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를 넘는다.

하지만 정부가 보증비율을 70~80%까지 대폭 낮출 경우, 은행은 나머지 20~30% 부실 위험을 자체 신용으로 떠안아야 한다.

보증비율이 줄면 은행은 잠재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자본적정성(BIS) 관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관련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공급 자체를 줄이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하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월세가 천정부지 치솟는 상황은 배제한 채 주거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고 가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도, 시장 수요자들도 모두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며 “9·7대책, 10·15대책과는 차원이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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