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시간 전
'청소년 극단적 선택 막자' 정부 총출동
2026.06.09 14:00
2035년까지 자살률 절반으로 낮추겠다
예방·감지·개입·회복·기반 조성 등 5개 전략 내놔
교부금 내 '마음건강 예산' 비중 1%로 4배로 확대
[파이낸셜뉴스] 10대 청소년 자살자가 10년 새 45% 가까이 급증하자 정부가 15개 부처의 역량을 결집한 범정부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교육청 재원의 근간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시 '학생마음건강지원비' 예산 항목의 배정 비중을 단계적으로 보통교부금 총액의 1% 수준까지 4배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과 부처 간 정보 공유를 총동원해 현재 10만 명당 8명인 청소년 자살률을 2035년까지 4.2명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9개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중 청소년 분야를 첫 번째로 발표한 것은 10대 정신건강 위기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청소년 자살자 수는 2016년 273명에서 지난해 396명으로 늘었으며, 0~19세 정신과 진료인원도 2021년 27만4000명에서 지난해 43만1000명(추정)으로 급증했다.
이번 대책은 예방·감지·개입·회복·기반 조성의 5개 전략, 15개 과제로 구성됐다. 신민철 교육부 학생건강안전정책국장은 "기존 대책은 학교와 교육청 중심이었지만, 이번에는 부모 교육과 SNS 매체 환경, 고층건물·교량 등 청소년 성장환경 전반의 자살 유발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관계 부처가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 재정 배정 구조부터 손본다. 신 국장은 "현재 보통교부금 기준재정수요액 내에서 0.25% 수준에 불과했던 '학생마음건강지원비' 반영 비율을 2030년까지 보통교부금 총액의 1% 수준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에 전담되는 예산 비중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교육청 소속 전담 인력 약 200명을 확보하고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 등 전문상담 인력 배치도 추진한다.
학교 안에서는 마음건강 관련 학교 수업 시간이 대폭 늘어난다. 전국 초·중·고교에서 운영되는 사회정서교육 수업은 기존 6차시에서 17차시로 확대돼, 정규 수업 과정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수업은 전문 상담 교사가 아닌 일반 담임교사의 주도로 학생들이 자기 이해와 감정 조절, 긍정적 관계 형성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 학기 동안 주 1시간 수준으로 운영된다.
아동수당·부모수당 등을 받는 보호자에게는 성장 단계별 양육 정보와 마음건강 교육 콘텐츠를 연계 제공해 가정 내 안전망도 강화한다.
학업 스트레스 대응도 강화된다. 정부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과도기에 스트레스가 집중된다고 보고, 각 진급 단계마다 진로·학업 연계 상담과 정규 프로그램을 투입해 학생들이 혼자 고민하지 않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기술 기반 감지 체계도 도입된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해 올해와 내년 각각 15억원씩 예산을 지원받아 AI 활용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온라인상 자해·자살 유발 정보를 24시간 모니터링해 플랫폼사에 즉각 시정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현재 자살예방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로 제한된 경찰·소방의 자살 시도자 정보 공유 대상도 시도교육청까지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해 사각지대를 없앤다.
물리적 환경 통제와 미디어 규제도 병행한다. 교량·고층건물 등 자살 위험 장소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청소년 자살 사안 보도 금지 및 위반 시 벌칙 조항 마련을 검토한다. 영상 콘텐츠의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을 보급하고 심의 규정 위반 시 방송·미디어 업계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 자살은 학교 공동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라며, "가정과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 미디어 등 각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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