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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트럼프·네타냐후 균열…트럼프 “비비, 혼자 남을 수도”

2026.06.09 13: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종전 협상 상대인 이란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조심하지 않으면 혼자 남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제한적 대응”을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뉴욕 닉스의 NBA 파이널 3차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전쟁이 100일을 넘기면서 전쟁을 함께 시작한 양 정상이 이란전에 대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놓고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올 가을 나란히 선거를 앞두고 있다.

안 먹히는 경고…“혼자 남게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심하지 않으면 혼자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이날 오전에 이뤄졌다. 전날 저녁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한 것에 대한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보복 공격이 이뤄진 뒤 몇 시간 만의 통화였다. 앞서 베이루트 공격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 전화해 공격 자체를 요청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고 공습을 단행했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4월 이후 최대 규모의 이란 공습을 준비하고 있었고, 이날 이란 내 수십 곳의 민감한 목표물을 공격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급하게 두 번째 전화를 건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을 가하려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해 “미쳤냐. 내가 아니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는 욕설을 퍼부으며 공습을 막으려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에도 트럼프의 말을 듣지 않았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르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건물에서 불덩이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 말라’는 확고한 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겐 미국의 이란과 합의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며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하고 그는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결정을 무조건 따를 거라는 주장이다.

8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교외 나자 마을 인근 농경지에 떨어진 이란산 탄도 미사일 잔해.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남부 교외를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사실상 전쟁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이날 통화 이후에도 이스라엘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에) 반대하기는 했어도 확고하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자제 메시지를 전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그냥 넘어가지 않으리라는 점이 명확해지자 어조를 바꿔 ‘제한적으로 대응하고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며 일방적 압박을 가했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는 다소 다른 통화 분위기를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와의 통화를 마친 뒤 계획했던 대규모 이란 공습 작전은 중단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안한 공습 일시 중단 상황에서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우라늄 농축은 중단될 것”이라며 “엄청난 합의이고 우린 원하던 모든 것을 얻게 됐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나란히 가을 선거…완전히 다른 이해 관계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모두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란 전쟁은 두 사람에게 완전히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간) 텔아비브 인근 벤 구리온 국제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에 직면하자 종전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5%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물가에 대해선 70%가 부정 평가를 했다. 물가 관리 실패로 물러났다는 평가를 받는 조 바이든 정부 말기 기록한 부정 답변 63%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전쟁 승리를 이끈 강경한 지도자론을 내세워 우파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개인의 부정부패 혐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침투를 허용한 안보 실패 책임,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전쟁범죄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서는 집권 연장이 절실하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네타냐후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이 지속돼야 하고, 트럼프는 반대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현재 발생하는 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이익을 비롯해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정치적 이익이 갈수록 상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자중지란’ 즐기는 이란…홍해까지 차단?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를 통해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과 관련 “협상 중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조급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다.
8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압바스 해안 인근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핵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완전히 모순된 내용”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전쟁의 종식과 안정적 안보일 뿐 상대편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정예군 쿠드스군의 에스마일 가아니 사령관은 소셜미디어(SNS)에 “호르무즈해협부터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페르시아만에서 홍해까지가 새로운 저항의 안보 벨트가 될 것”이라며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후티 등의 대리세력을 동원해 에너지 수송로를 추가로 차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당 발언은 후티가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하며 홍해에서 이스라엘 선박의 통행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시점에 나왔다. 만약 바브엘만데브와 호르무즈해협이 동시에 위협받을 경우, 전 세계 석유·가스 해상 운송량 3분의 1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쟁 와중 NBA 관람…야유 세례
종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미 프로농구(NBA) 결승 3차전을 관전했다. NBA 결승전을 직접 관전한 미국 현직 대통령은 그가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NBA 파이널 3차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대형 스크린에는 스위트룸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과 손녀 카이 트럼프의 모습이 비췄고, 관중들은 야유 세례를 보냈다. 야유는 경기장 카메라가 선수들의 모습으로 옮겨갈 때까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기장을 직접 찾으면서 농구 팬들은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가방 없이 경기장에 도착하라는 통지를 받았지만, 보안 검색대엔 경기 시작 전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경기장 주변엔 “탄핵하라” 등을 적은 피켓을 든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8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NBA 파이널 3차전 관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닉스 구단주 제임스 돌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이날 경기장엔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도 찾았다. 맘다니 시장은 손녀와 함께 스위트룸에서 경기를 관전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입석 티켓을 직접 구매했다고 밝혔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입석 티켓도 1000달러(약 152만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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