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에 1분기 GDP 1.8%로 상향
2026.06.09 10:19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올해 1분기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8% 성장한 가운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9.2% 증가하며 사상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 영향으로 생산보다 소득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8% 성장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로, 분기 최종월 일부 실적치가 반영되면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증가폭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민간소비의 경우 증권거래 서비스와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예상보다 양호했고, 설비투자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잠정치가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 반도체·건설이 이끈 공급…지출은 수출·설비투자가 호조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9% 증가했고 ICT 제조업은 15.4% 급증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2%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0.6%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였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5.9%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3.9%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6.6%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금융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 0.6% 증가한 반면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감소 영향으로 0.4% 줄었다.
성장기여도 기준으로는 순수출이 1.1%포인트(p)를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한 반면, 내수 기여도는 0.2%p에 그쳤다.
| 김화용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 교역조건 개선에 실질 GNI 9.2% 급증…사상 최고 증가율
실질 GNI는 전기 대비 9.2%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13.2%로 1988년 4분기(15.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교역조건이 개선된 데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지난해 4분기 8조 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조 6000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김화용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실질 GDP가 생산 물량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실질 GDI는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며 "교역조건 개선은 같은 양을 수출하더라도 더 많은 수입품을 들여올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통상 국제유가 상승 시 교역조건이 악화돼 GDI가 GDP보다 덜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폭을 웃돌면서 GDI와 GNI가 GDP를 크게 상회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 명목 GDP 10.5%↑·디플레이터 12.9%↑… 수출기업 수익성 개선
명목 지표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명목 GDP는 전기 대비 10.5% 성장했고 명목 GNI는 11.0%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지난해 4분기 9조 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조 7000억원으로 늘었다.
분배 측면에서는 제조업 임금 상승에 힘입어 근로자 보수를 의미하는 피용자보수가 전기 대비 4.0% 증가했다. 기업의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총영업잉여도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호조에 힘입어 17.0% 늘었다. 피용자보수와 총영업잉여 증가율은 모두 현재 기준 통계가 공표된 2010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우리 경제의 종합 물가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2.9% 상승했다. 이는 1981년 3분기(1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2.1% 상승했고 수출 및 수입 디플레이터는 각각 23.5%, 1.6% 올랐다.
김 부장은 "이번 GDP 디플레이터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디플레이터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며 "내수 디플레이터는 2.1%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명목 GDP 성장세 확대는 국내 물가 상승이 아닌 수출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의미한다"며 "기업 실적 개선은 투자 확대와 내수 진작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저축률은 전분기보다 5.7%p 상승한 41.7%로 1988년 4분기(4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총투자율은 25.3%를 기록했으며 가계순저축률은 8.8%로 전분기 대비 0.3%p 낮아졌다.
eoyn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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