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다녀온 큰고니야”…에버랜드 태생 ‘여름이’가 세운 기록
2026.06.09 09:55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소속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9일 을숙도에서 자란 큰고니 여름이가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는 왕복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름이는 2023년 5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났다. 이후 같은 해 10월 부산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로 옮겨졌다. 여름이는 이곳에서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았다.
여름이의 이동 경로는 등에 부착된 위치확인장치(GPS)를 통해 확인됐다. 여름이는 지난해 봄 울산과 북한을 지나 러시아 프리모르스키까지 날아갔다. 이동 거리는 약 2300㎞에 달했다.
이후 ‘여름이’는 겨울이 시작되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최근에는 번식기를 맞아 다시 러시아 방향으로 북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큰고니는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는 대표적인 철새 가운데 하나다. 백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9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니와 큰고니, 혹고니 등 3종이 관찰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큰고니는 몸길이가 약 152㎝에 이르는 대형 조류다.
●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 야생 무리와 함께 날다
조류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중요한 생태학적 성과로 보고 있다. 인공 포육 개체가 단순히 살아남은 데 그치지 않고, 야생 큰고니 무리에 합류해 복잡한 이주 본능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여름이가 성장한 을숙도는 오래전부터 철새 도래지로 알려진 곳이다. 을숙도라는 이름은 새가 많고 물이 맑다는 뜻에서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을숙도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낙동강 하구의 대표적인 생태 공간이다. 또 동아시아와 호주를 오가는 철새 이동 경로에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80~1990년대 산업화와 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을숙도의 생태계는 크게 훼손됐다. 1992년부터는 해양 분뇨처리시설로 쓰였고, 1993년부터는 부산 지역 쓰레기 매립장으로도 활용됐다.
훼손된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복원 사업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부산시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을숙도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복원 면적은 총 190만7000㎡로, 부산 사직야구장의 37.8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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