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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부터 HMM, 해수부까지…너도나도 "북항 앞으로"

2026.06.09 10:54

북항 돔 야구장 공약 구체화 계획…'랜드마크 건물' 등 기존 개발 방향에서 급선회
사업비·사직야구장 재건축 문제 등 과제도 많아
HMM 신사옥도 북항으로…해수부·산하 공공기관 등 집적화 예상
개발 사업 이어질수록 '땅 주인' BPA 역할 부각
북항재개발사업지역 랜드마크 부지 부산항만공사 제공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 북항 재개발 랜드마크 부지에 돔 야구장을 짓겠다고 약속한 전재수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되면서, 수년 동안 표류하던 개발 방향이 완전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HMM 본사 사옥 등 개발 계획이 쏟아지면서 북항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의 심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새 부산시장 "랜드마크에 돔 야구장" 공약…개발 방향 급선회

9일 CBS 취재를 종합하면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이번주 가동할 인수위원회를 통해 '북항 돔 야구장' 설립 계획을 구체할 예정이다. 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바다가 보이는 개폐식 돔 야구장'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야구 시에는 경기장으로, 비시즌에는 공연과 전시 쇼핑과 여가를 결합한 복합문화시설로 운영해 연중 활용 가능한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랜드마크 부지는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 내 해양문화지구 중심부에 있는 11만 3천여 ㎡ 넓이의 개발 예정지로, 북항 내에서도 손꼽히는 핵심 개발 구역이다. 부지를 소유한 BPA는 2023년부터 2차례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섰지만 사업성 등을 이유로 잇따라 유찰됐다.

개발이 지지부진하자, 박형준 전 부산시장은 이곳에 지상 88층 규모의 '랜드마크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상 88층짜리 건물 3개 동을 세워 복합 문화·관광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SPC 설립과 2026년 착공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 투자 유치나 행정 절차 등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결국 랜드마크 부지는 허허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다.

사업비 확보·중복투자 논란 극복 등 과제도 많아

사직야구장 재건축 조감도. 부산시 제공

새 시장이 시정 인수 과정부터 야구장 공약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북항 랜드마크 부지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반응이다.

랜드마크 부지 땅값만 현재 시세로 수천 억원에 달해 야구장 건립에는 조 단위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원 확보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전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돔 야구장을 짓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점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근거가 됐다.

다만 최근 항만재개발법과 항만공사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BPA가 상부 시설 개발에 직접 참여할 길이 열리게 됐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두 법이 개정되면 BPA는 기존 토지를 분양하는 소유자에서 상부 시설을 직접 개발·투자하거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부산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BPA와 협의나 투자 방식 결정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사직야구장 문제로 풀어야 할 숙제다. 박형준 전 시장은 국비와 구단 분담금을 포함해 2924억 원 규모의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올해 설계를 거쳐 2028년 착공, 2031년 개장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나온 상태다.

전 당선인은 이 사직야구장을 생활체육 시설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이미 확보한 국비 반환과 중복 투자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부산시는 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사직야구장 재건축 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 측 관계자는 "북항 야구장은 전 당선인이 해수부 장관 시절부터 세운 계획이지만 무엇보다 시민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인수위가 예산 편성과 활용, 행정 절차 추진 계획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수부 본청사·HMM 사옥 등 계획 줄지어…'해양수도 심장'

해양수산부. 송호재 기자

북항을 향한 계획은 '야구장'에 그치지 않는다. HMM 노사는 지난 4월 30일 본사 부산 이전에 전격 합의하면서 북항에 신사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우선 부산에 임시 사옥을 정해 본사 업무를 옮긴 뒤, 북항 재개발 부지 안에 '랜드마크 급' 초고층 신사옥을 세워 입주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수부 역시 "60~70층 규모의 건물이 될 것으로 본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2030년 건립 예정인 해수부 본청사 부지 역시 북항 재개발 지역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서구와 영도구 등 일부 지자체가 해수부 본청사 유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현재 임시청사와 연계성, 교통 편의,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북항이 가장 강력한 후보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최종 후보지는 애초 계획대로 공모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해수부 본청사가 자리를 잡으면 현재 부산 이전을 추진 중인 6개 산하 공공기관 역시 북항에 둥지를 틀고 '해양 정책 클러스터'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설립이 확정된 부산해사법원과 동남권투자공사 등도 세워지면 북항은 해양·정책·산업·금융·연구 등이 한 곳에 모이는 해양수도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북항 무대 개발 계획 난립" 지적도…BPA 역할 강조될 듯

부산항만공사(BPA). 송호재 기자

다만 이 모든 사업이 북항 재개발 지역을 무대로 하는 만큼 체계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해수부 본청사 HMM 신사옥, 야구장까지 북항을 개발하겠다는 각계의 계획은 넘쳐나지만, 정작 어느 부지에 어떤 시설이 언제 들어설지는 아직 윤곽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항 재개발 사업의 실질적 시행사인 BPA가 논의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 북항을 둘러싼 각종 개발 계획과 공약들은 BPA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되는 일이 반복됐다. 각 계획이 유기적으로 실행되려면 부지 배분과 사업 순서 등을 처음부터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BPA가 맡아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최근 BPA가 상부 시설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만큼, BPA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부지 배분과 계획 수립 절차부터 BPA가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개발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돔 야구장 계획이나 HMM 신사옥 등 알려진 개발 계획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 자체적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중일 것"이라며 "검토를 마친 뒤 실무적인 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북항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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