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성적표] [삼성카드] 김이태 사장, '삼성금융' 시너지 강화에 총력
그래픽=김민영 기자
삼성카드가 그룹 금융 계열사 통합 플랫폼 ‘모니모(monimo)’를 축으로 디지털 시너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 속에서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은 취임 1년 차를 맞아 디지털·데이터 기반 혁신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며 삼성금융 전반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모니모 관련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모니모 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디지털혁신실 산하 조직이었던 모니모 관련 부서를 본부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디지털 기반 계열사 시너지를 전면에 내세운 조직 혁신이라는 평가다. 모니모 본부장은 디지털혁신실장인 황성원 부사장이 겸직한다.
모니모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금융 주요 계열사의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합 플랫폼이다. 2022년 출시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11월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761만명을 기록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상품 추천과 교차 판매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NEW 모니모’를 출시하며 자체 앱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이달 1일 모니모를 전면 개편한 ‘NEW 모니모’를 선보이며 플랫폼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기존에 생명·화재·카드·증권 등 회사별로 구분돼 있던 메뉴를 통장, 카드, 투자, 보험, 연금, 대출 등 고객 이용 관점 중심으로 재구성해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를 계기로 계열사 간 통합 전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쟁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앱인 '신한SOL페이'와 'KB Pay'가 지난 7월 기준 각각 가입자 1000만명, 1500만명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전반에서 확산 중인 원앱(one-app) 전략에 대한 과제도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계열사의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시도는 편의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실제 이용 과정에서 다시 개별 계열사 앱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함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러한 이용 단절을 얼마나 해소하느냐가 원앱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이사회는 올해 경영 추진 방향으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은 가운데 올해 3월 취임한 김이태 사장 역시 이러한 전략적 판단 속에서 선임된 인물로 평가된다. ‘NEW 모니모’ 출시는 김 사장이 강조해 온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앞서 "'딥체인지(Deep Change)'로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세부적으로 "플랫폼, 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사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삼성전자를 거쳐 2023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역임한 글로벌 금융 전문가다. 카드업계 경험은 많지 않지만 디지털 사업과 데이터 기반 혁신에 강점을 지닌 점이 급변하는 카드업 환경에 오히려 적합한 리더십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내수 시장 포화, 조달비용 부담 등으로 전반적인 업황 악화를 겪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수익성 둔화 흐름은 피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경쟁사인 신한카드가 같은 기간 3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1000억원 이상 격차를 유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외형 성장 지표는 비교적 견조하다. 김 사장 취임 이후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신용카드 승인 실적은 941조원으로 전년 동기(900조원) 대비 4.6% 증가했다. 전체 회원 수 역시 올해 10월 기준 1343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1303만6000명)보다 3.1% 늘었다.
삼성카드는 외부 제휴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번개장터, 스타벅스, 반얀트리, 토스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의 협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원 확대 전략을 둘러싼 수익성 부담도 있단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다수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부문은 구조적으로 적자 상태에 놓여 있어 회원 수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회원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향후 대출이 가능한 회원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신용판매 적자 환경에서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향후 전략의 중심에는 역시 모니모가 있다. 한상민 모니모 담당 삼성카드 상무는 “AI(인공지능)와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자산관리와 라이프케어 등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모니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혜택알리미를 비롯한 정부의 공공 개방 서비스, KTX와의 제휴를 통한 예매서비스 등 지속적으로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 '통합 금융생활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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