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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조챗] "복수는 나의 돈"…법이 있는데 '사적 보복 대행' 대한민국 왜 판치나

2026.06.06 06:00

금전을 받는 대가로 '사적 보복 대행'에 나서 남의 집 현관문에 인분 등 오물을 뿌리고 래커칠을 하는 등의 테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수사기관과 정부는 엄정 대응을 경고했다.

하지만 지금도 보복 대행 업체들은 보란 듯이 '보복 상품' 메뉴판까지 내걸고 텔레그램을 통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물리적 테러뿐만 아니라 악성 댓글과 문자 폭탄, 계좌 정지, 평판 훼손 등 범행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 현관문 래커칠은 기본…인분·음식물 쓰레기 등 오물 테러까지

보복 대행 업체 텔레그램방에 올라온 범행 사진 / 텔레그램
지난 2월 경기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집주인 A씨는 집 밖이 소란스럽고 래커 냄새가 나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한 남성이 서둘러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의 집 현관문에는 음식물쓰레기가 흩뿌려져 있었고, 빨간색 래커로 낙서가 되어 있었으며 도어락에는 접착제가 발라져 있었다.

주변 비상계단에서는 A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 수십장과 함께 인분까지도 발견됐다.

다음날 잡힌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텔레그램 광고를 통해 '보복 대행' 일을 알게 돼 돈을 벌고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의 집이 테러를 당한 지 이틀 뒤.

경기도 군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택 현관문엔 빨간색 래커로 낙서가 돼 있었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유인물 10여장이 붙었다.

이 사건의 범인도 "텔레그램에서 알게 된 불상의 사람으로부터 보복 대행을 하는 대가로 6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전국에서 이같은 사적 보복 대행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보복 의뢰’를 받고, 행동대원들을 모집해 피해자 집 인근에 래커칠을 하거나 허위 사실을 담은 문건을 유포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악성 댓글과 문자 폭탄, 계좌 정지, 평판 훼손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사이버 보복은 피해자의 SNS에 악성 댓글을 대거 달거나, 지인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무차별 유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SNS 상에 "이성에게 집적댄다", "불법 성인 업소에서 일한다"는 허위 글 등을 매일 수십 개씩 달아, 피해자의 평판에 흠이 가게 하는 것이다.

■ "팔다리만 있으면 돼"…보복 대행 업체, 미성년자도 동원

연합뉴스
지금도 텔레그램에는 사적 보복 대행을 해준다는 광고를 해 놓은 많은 채널들이 버젓이 운영 중이다.

채널 운영자는 상대방의 인적 사항과 원한의 구체적인 내용을 적어내면, 그에 따라 비용을 정해 일 처리를 해주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방법도 다양한데, 계좌 동결을 통한 금융 활동 차단, 허위사실 유포 등을 통한 이미지 훼손, 사고를 위장한 신체 손상, 범죄 누명 씌우기 등이 있다.

연합뉴스
심지어는 미성년자를 범행에 동원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달 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구독자 400여명을 보유한 한 업체는 지원 조건으로 '나이, 성별 무관', '팔과 다리가 최소 한 개 달려있을 것', '고약한 냄새 버틸 수 있는 자', '이동 범위가 넓은 자' 등을 내걸고 텔레그램을 통해 구인을 하고 있었다.

게시물 한켠에는 '월 1천 이상. 신고율 15% 미만. 검거율 최하. 타업체 특공대 출신이 운영하는 노하우',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진행합니다' 등의 문구를 써놨다.

또 "건당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씩 받아간다"며 미성년자들을 유혹했고, 실제로 미성년자도 취업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메시지를 공개해 두기도 했다.

■ 대통령도 질타…검경도 칼 빼들어 "초범도 예외 없어"

연합뉴스
결국 대통령도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사적 보복 대행 범죄 사건을 거론하며 "사적 보복 대행은 부탁받는 사람도, 부탁하는 사람도 모두 중대범죄"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대 문명국가에서 사적 분쟁은 법질서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보복 대행 범죄는 지난해 8월 대구에서 처음 확인됐는데,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전국에서 보복 대행 범죄만 69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심부름센터', '○○○흥신소' 등 인터넷상에 사적 보복 대행 광고를 하는 두 업체를 특정, 광역범죄수사대를 투입해 내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복 대행업체와 업체와 개인정보 제공자, 보복 실행자뿐 아니라 의뢰자 역시 범행의 공범이자 범죄단체의 일원으로 보고 무겁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도 5일 기준 올해에만 사적 보복 범죄를 저지른 27명 전원 기소했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검찰청은 일선 검찰청에 사적 보복 대행 범죄와 관련해 사건 초기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관련 행위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공범 및 윗선을 적극적으로 추적하라고 지시했다.

또 단순 가담자와 초범 등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정식 기소를 원칙으로 하는 것은 물론 공소 유지 과정에서 양형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집행유예나 벌금 등 구형에 미치지 못하는 형이 선고된 경우 적극적으로 항소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도 철저하게 몰수·추징하라고 지시했다.

■ 의뢰자도 공범도 전부 처벌…범죄단체조직죄까지 적용 검토

수사기관이 엄정 대응을 경고한 만큼, 경제적 대가만 생각하고 사적 보복 대행 범죄에 가담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법무법인 YK의 김지훈 변호사는 "대행업체의 행위는 재물손괴, 협박, 주거침입, 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 등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대통령도 지적했던 '보복 대행을 부탁한 사람' 역시 "해당 범죄의 교사범(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행업체의 범행이 조직적, 계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형법 제114조 범죄단체 등 조직죄가 적용되어 해당 업체에 가입하거나 활동한 사실만으로도 함께 처벌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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