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40년 만에 원전 재개… 日, 노후 원전 5기 재건축하기로
2026.06.06 00:46
스웨덴·네덜란드도 새 원전 건설
일본 정부가 2040년대까지 노후 원자력발전소 최대 5기를 재건축해 원전 비중을 전력의 20%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이어지는 한편,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일본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탈(脫)원전 정책을 접고 원전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5일 2040년대까지 노후 원전 최대 5기를 재건축하고, 2050년대까지 9기를 추가해 총 14기를 새로 짓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원전 재건축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직후 전국 17곳의 원전 54기 가동을 모두 중단했다. 그러다 2015년 안전 점검을 마친 원전 일부를 재가동하기 시작했고, 2022년 사실상 ‘원전 회귀’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 현재 15기가 가동 중이지만,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9.4% 수준(2024년)이다.
일본 정부는 장기간 멈춰 선 노후 원전 가운데 수명이 다한 시설은 폐로하고 같은 부지에 신규 원전을 짓는 ‘리플레이스(재건축)’ 방식을 추진할 방침이다. 2040년까지 운전 기간이 60년을 초과하는 간사이전력의 다카하마 원전 1·2호기와 미하마 3호기, 일본원자력발전의 도카이 제2원전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탈원전 정책을 되돌리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하원은 4일(현지 시각) 정부가 제출한 원자력 발전 재개 법안을 찬성 155표, 반대 86표로 가결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1987년 국민투표로 원전을 중단한 지 약 40년 만이다. 이탈리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실시된 국민투표에서도 90% 이상이 원전 복귀에 반대했지만, 최근 중동 사태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는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에 취약해 유럽에서도 전기 요금이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최근 벨기에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가 자국 내에서 운영하는 전체 원자로 관련 인력과 자회사 등을 통으로 인수하는 국유화를 추진 중이다. 당초 벨기에는 2025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려 했지만, 지난해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스웨덴은 지난해 45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섰고, 네덜란드도 2022년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3월 민간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유럽이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저탄소 전력원을 외면한 건 전략적 실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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