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 안와도 ‘장마철’…교과서 속 용어 손본다
2026.06.06 00:36
기상학회는 이를 위해 ‘장마’와 ‘장마철’ ‘장맛비’ 등을 구분해 사용하기로 했다. 우선 장마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의에 따라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로 규정했다. 또 장마철은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며 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습윤한 기단과 북쪽의 한랭한 기단 사이에서 다양한 기작에 의해 다량의 강수가 한반도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정의했다. ‘마른장마’처럼 비가 약하게 오거나 오지 않은 날도 장마철에 포함된다. 장맛비는 ‘장마철에 내리는 비’로 정했다.
기상학회는 “지속적인 강수로 인식돼 온 기존 장마의 정의를 확장해 ‘장마철’은 강수 자체보다 강수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비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오지 않은 날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기상학회는 기상청 장마특화연구센터를 중심으로 2년여간의 논의와 국민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해 장마 정의안을 마련한 뒤 학회 대기과학용어심의위원회를 거쳐 이같이 확정했다.
과거 교과서나 백과사전에서는 장마를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라는 커다란 두 공기 덩어리의 충돌로 설명했다. 이 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오랜 기간 한반도에 머물면서 많은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에 쏟아지는 장맛비는 교과서 속 장마의 설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새롭게 정립된 장마에서는 정체전선뿐 아니라 저기압성 강수, 대류성 강수 등 다양한 현상들로 범위를 넓혔다. 다만 태풍에 의한 강수는 포함하지 않았다. 손석우 장마특화연구센터장은 “장마철을 정체전선 형성 시기로 제한한 기존의 정의에서 벗어나 다양한 원인으로 장마철 강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마의 한 축이었던 오호츠크 고기압은 존재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완전히 빼기로 했다. 다만 장마 대신 ‘우기’로 표현하자는 주장엔 선을 그었다. 손 센터장은 “학계 논의 결과 장마철을 우기로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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