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십자각]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2026.06.05 23:38
‘비트코인 서울 2026’을 찾은 브라질의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온체인 금융에 대한 한국의 관심은 뜨겁지만 이를 사업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흡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짧은 대화를 마친 그는 서둘러 다음 미팅 장소로 향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참가자들뿐 아니라 국내 금융사 실무진과 글로벌 웹3 기업 관계자들이 명함을 주고받으며 쉬는 시간까지 쪼개 대화를 이어갔다. 비공개로 진행된 VIP 미팅 역시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연사들의 메시지는 놀라울 정도로 같았다. 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것이다. 토큰화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자산을 연결하고, 더 넓은 시장에서 유통시키며, 제도권 금융과 통합할 수 있느냐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비브 디와카르 캔톤파운데이션 총괄의 행보도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금융사와 정부 기관을 잇달아 만나느라 쉴 틈이 없었던 캔톤이 주목받는 이유 역시 기술 자체보다 참여자와 유통망, 거래 규모에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한 캔톤은 자산과 유동성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논의 수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금융시장 자체를 온체인 환경으로 옮길 수 있는지가 화두다. 미국에서는 국채와 펀드·주식 토큰화가 현실이 되고 있고 나스닥 상장주식 토큰화 논의까지 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직 법인 투자 시장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도 제자리걸음이다. 세계가 온체인 금융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출발선 부근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남은 질문은 하나다. 한국은 이 흐름에 올라탈 준비가 돼 있는가. 존 케이힐 갤럭시디지털 아시아태평양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말처럼 지금 가장 큰 위험은 실패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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