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늑구 보러 전날부터 왔어요"…45일 만에 다시 문 연 오월드 [현장+]
2026.06.05 18:17
개장 전부터 단체·개인 관람객 '인산인해'
재개장 첫 날, 사전 예약자만 '700명'
"5일 방문객 1000명 넘을 것으로 예상"
"늑구 보려고 어제부터 대전 내려와서 1박 했어요. 지금 건강한지 그게 가장 궁금해요!"
5일 오전 9시25분, 대전 중구 사정동 '대전 오월드' 정문 앞은 개장 시간 전부터 관람객들로 붐볐다. 체험학습 온 단체 손님부터 아이 손을 잡고 온 손님까지 다양했다. 개장 30분 전부터 맨 앞자리를 지키고 있던 배지연 씨(30대)와 안현준 씨(20대)도 그중 한 팀이었다. 두 사람이 군포에서 대전까지 내려온 이유는 단 하나. 지난 4월 오월드를 탈출했다가 돌아온 '국민 늑대' 늑구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오전 9시 30분. 정문 바리케이드가 열리자 관람객들이 물밀듯 입장했다. 그러나 상당수를 차지하던 중학교 단체 관람객들은 늑대 사파리가 아닌 놀이공원 기구로 달려 나갔다. 일부 관람객들만 늑구가 있는 동물원 구역을 찾았다.
늑구가 있는 늑대 사파리는 조용했다. 우리 안에서 다른 늑대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거나 바닥에 누워 쉬고 있었지만, 늑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늑구가 태어난 지난 2021년도부터 사육을 맡아온 손창만 사육사는 "늑구 가족은 자연 포육과 인공 포육을 같이 해 지금 돌아다니는 늑대들과 성향 차이가 있다"며 "늑구는 태어났을 때부터 사람을 가까이한 편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숨어있다. 탈출하기 전에도 많이 돌아다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예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개장 후 1시간 30분가량이 지나고 늑대 사파리 앞이 한산해지자 늑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늑구는 엄마, 아빠 늑대 사이를 오가며 가볍게 뛰어다니다가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관람객들은 직원에게 "쟤가 늑구예요?", "늑구 맞아요? 어머어머"라는 질문이 잇따랐다. 관람객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소리 없이 늑구를 촬영했다.
늑구에 대해 타지역 사람은 호기심을, 지역 사람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전 사람인 길례원 씨(30대)는 "전에는 늑구 존재도 몰랐다. 늑대 사파리에서 구경했던 정도"며 "직접 보니 뉴스에서 본 것보다 살도 더 통통하게 오르고 편하게 낮잠 자고 있어서 대전 시민으로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이어 길씨는 "오월드에 인기 스타 동물이 없었는데 늑구가 뉴스에 나오고 엄청나게 인기가 많아져서 대전을 대표하는 동물 캐릭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늑구는 돌아온 뒤 살이 2~3kg 올랐다. 오월드 관계자는 "늑구가 건강해진 것은 물론, 지금 잘 적응해 무리 없이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늑구를 확인한 관람객들은 사파리 주변 시설도 유심히 살폈다. 전라도 광주에서 온 지혜진 씨(50)는 "이렇게 튼튼하게 울타리가 되어 있는데 어떻게 탈출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전 사람인 한형준 군(16)은 "늑구가 다시 돌아와서 다행이다. 새로 사파리를 정비했다는데 이 정도면 안심될 것 같다"고 했다.
오월드는 늑구 탈출 사고 이후 45일간 휴장하며 사파리 시설을 재정비했다. 외곽 철책 울타리를 하나 더 추가하고 전기선 울타리도 이중으로 보강했다. 늑구가 땅을 파고 탈출한 점을 고려해 바닥 구조도 손봤다. 흙 아래에는 50cm 두께의 콘크리트 층을 새로 설치하고 1cm 간격으로 철근을 박았다.
늑구 귀환과 재개장 효과는 예약자 수에서도 나타났다. 오월드에 따르면 이날 사전 예약자는 700명으로 집계됐다. 오월드 관계자는 "이맘때 평일 방문객은 보통 600~1000명 수준"이라며 "사전예약자가 700명인 만큼 이날 전체 방문객은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월드는 사파리 안에 설치된 산책길을 한동안 개방하지 않을 예정이다. 늑구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다. 오월드 관계자는 "안정기를 가진 다음, (늑대들) 상태를 보고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하루 총 4시간만 개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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